▲ 김동수 (관세사, 경영학 박사,울산포럼대표)  
 

 

정의연 비리 의혹 일파만파 속 위안부 할머니 배려 없었고
피해자 지원보다 대외 협력사업 치중, 정치야망 행보 걸어
인간은 자연-동물-새와 연결된 관계임을 알고 돕고 살아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열고 “할머니들을 팔아 먹었다….”고 말했다. 정의연(正義聯)의 윤미향 대표를 두고 한 말이다. 30년간 재주는 곰(할머니들)이 하고 돈은 되놈(정의연을 가리킴)이 받아먹었다는 비유도 했다. 윤미향씨와 정의연(정대협 후신)의 비리문제는 단순한 의혹 수준이 아닌 것 같다. 국민 기부금과 정부 보조금이 무려 37여억 원에 달했는데 걷은 돈보다 쓴 돈이 훨씬 적다는 관련자 증언도 나왔다. 10억여 원을 들여 마련한 안성 쉼터에는 할머니가 단 한 명도 살지 않았으며, 그 대신 수련회장, 바베큐 파티장, 펜션으로 사용됐음도 밝혀졌다. 윤미향의 정의연은 한(恨) 맺힌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배려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미했음은 계속 드러나고 있다.

정의연은 올해 (2.1~12.31)도 20억 원을 모금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 20억 원에 대한 사용 계획표에 의하면 피해자 지원 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2.5%, 금액으로는 5000만 원 정도이다. 정의연은 해당 계획서 모금 목적란에 ‘일본군 성(性)노예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한 피해자 지원 사업’을 내걸었지만 피해자 지원에는 5000만원을 배정했고, 대외 협력 사업에는 12억9000만원(64.5%)를 배정했다. 직접 수혜자여야 할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배려가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인 여성 일본군 위안부 피해문제는 식민지 역사에서 한국인의 감정을 가장 아프게 자극하는 사안이다. 그래서 줄곧 반일(反日)운동의 소재가 돼 왔다. 하지만 이 사안은 한·일 양국의 과거사를 넘어선 보편적 인류의 비윤리 문제이기도 하여 당연히 여성의 성(性)인권, 성(性)윤리 특히 전쟁 성(性)범죄 등으로 범위를 넓혀 전 세계의 미래세대가 반면(反面) 교훈으로 삼는 사업에 치중했어야 했다.

그런데 윤미향 정의연대표는 위안부 성금으로 일본 조총련 학교와 친북 단체 회원들을 지원했고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과 수요 집회로 한·일 외교 갈등을 일으키기도 했다. 보수 정권이 일본과 안보 협력을 했을 때는 뼛속까지 친일이라고 정치적인 공격도 했다.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배려보다는 그들을 앞세워 자신의 정치야망 행보를 걸어갔다는 말을 나오게 하는 대목이다. 불투명 회계 처리와 독선적인 행태의 성역과 복마전을 만들어 정의연과 위안부 운동의 신뢰에까지 타격을 준 윤미향의 책임은 막중하다는 결론이다.

장편소설 대지(大地)로 1938년 노벨 문학상을 탄 펄 벅(Pearl S. Buck, 1892~1973) 여사가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야기다. 그녀가 1960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경주(慶州)에서 목격한 광경이다. 해질 무렵, 지게에 볏단을 진 채 소달구지에도 볏단을 싣고 가던 농부를 보았다. 펼 벅은 지게의 짐을 소 달구지에 싣고 타고 가면 편할 것이라는 생각에 농부에게 물었다. “왜 소달구지를 타지 않고 걸어갑니까?” 서양의 농부라면 누구도 소달구지 위에 짐을 모두 싣고, 자신도 올라타 편하게 집으로 향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에이! 어떻게 타고 갑니까?” 소도 하루 종일 일했는데요. 그러니 짐도 나누어서 지고 가야지요.” 이는 당시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아! 소가 힘들어 할까봐 짐을 덜어 주려는 한국인의 배려의 마음… 이렇게 깊고 넓은 한국인의 배려 마음씨에 펄 벅 여사는 감동했다. 펄 벅은 고국으로 돌아간 뒤 세상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한국인의 배려(配慮, Care)’에 대해 기록했다.

늦가을 감이 달려있는 감나무를 보고는 “따기 힘들어 그냥 남긴 건가요?”라고 물었다. 겨울새들을 위해 남겨 둔 ‘까치밥’이라는 설명에 펄 벅 여사는 거듭 감동했다. “내가 한국에서 본 어느 유적지나 왕릉보다도 이 감동의 현장(까치밥) 하나만으로도 나는 한국에 오기를 잘했다고 기록했다.

기르는 소를 내 몸처럼 사랑하는 한국인의 마음씨! 감이나 대추를 따면서도 ‘까치밥’을 남겨 두는 한국인의 마음씨! 우리는 본시 이런 배려의 민족이었다. 그렇다! 우리 선조들은 사람은 자연과 한 뿌리이고 동물, 새와도 서로 알고리즘적(연결)인 관계임을 알고 살았던 것이다. 그래서 봄철 씨앗을 뿌릴 때도 셋을 뿌렸다. 하나는 하늘의 새에게, 하나는 땅의 벌레에게, 나머지 하나는 나에게 였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어떤가? 만약 펄 벅 여사가 생존하여 오늘 정의연 대표 윤미향의 미심쩍한 일연의 무정(無情)한 행위를 본다면 뭐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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