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울산 북부소방서 송정119안전센터 소속 구급대원이 레벨D급 전신보호복과 보안경, 장갑, 덧신, KF94 마스크 등 보호장구를 착용한 채 구급차에 올라 출동준비를 하고 있다. 송재현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 최일선에 있는 의료진들과 119구급대원들이 여름철 폭염에 노출돼 관계당국이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는 있지만 예산과 장비 물량 확보 등의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1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현재 울산에는 5개 보건소와 6개 의료기관이 코로나19 선별진료소로 활용되고 있다.

이들 선별진료소는 검체 채취를 위해 코로나19 초창기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했지만 현재는 ‘워킹 스루’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학교 개학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검사인원이 크게 늘 것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본격적인 여름 더위를 앞두고 울산 북구는 2,900만원의 예비비를 투입해 냉방과 음압시설이 설치된 컨테이너 형태의 선별진료소 운영에 들어갔고 중구와 남구도 이와 비슷한 시설을 운영 중이다. 동구는 기존 보건소 1층 프로그램실과 조리실습실 실내공간을 바꿔 검체실과 에어컨 등 냉방장치를 마련해 진료에 나서고 있다.

울주군은 기존 선별진료소에 냉방장치를 장착하고, 자동화 선별진료소를 주문해 이달 말 설치할 예정이다.

자동화 선별진료소는 의료진 대기 장소와 검체 채취 공간이 분리돼 있어 감염우려가 낮고 특히 의료진이 레벨D급 전신보호복 등 착용이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광주 광산구에서 운영 중이며 울주군에서 운영하면 영남권 최초다.

보건소와 달리 각 의료기관의 경우 비용문제 때문에 주로 천막형 선별진료소에 냉방장치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천막형은 폭염, 장마 등 외부 날씨에 취약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보호복을 착용한 상태에서는 화장실 이용이 쉽지 않다 보니 무더위 상황인데다 수분섭취를 충분히 하지 못해 의료진들이 체력적 한계를 느낄 때가 많다”면서 “코로나19 대응이 장기전으로 흘러가는 것을 대비해 방호복 없이도 진료가 가능한 시설 확보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폭염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환자 이송을 맡은 구급대원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119구급대원들은 레벨D급 전신보호복과 보안경, 장갑, 덧신, KF94 이상 마스크를 착용한 채 환자 이송 등 현장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높아진 기온과 습도 탓에 열사병과 탈진 등 온열질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울산소방본부가 소방대원들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지침을 내려 보호복 착용 전 기동복 대신 기능성 반팔·반바지 등을 입고 보호복을 착용하고 있지만 폭염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한 구급대원은 “과거엔 여름철에 아이스조끼 등을 착용하는 대비책이 있었지만 보호복 착용 시 보호복이 젖어 훼손될까 아이스조끼 착용도 쉽지 않고 통풍도 잘 안되고 수분섭취도 여의치 않다 보니 올 여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소방청에서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질병관리본부와 협의해 ‘코로나19 관련 119구급대 이송지침’ 개정에 나섰고 이달 중순부터 구급대원들이 레벨D급 전신보호복 대신 긴팔 가운, 안면보호구, 장갑, KF94이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구급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진자나 격리대상자 이송과 구급대원과 밀접한 접촉이 필요한 경우, 병력을 알 수 없는 심폐소생술 대상 환자 관련 출동에서는 기존과 똑같은 전신보호복을 착용하게 된다.

이에 대해 소방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수요가 몰리다 보니 물량 확보 때문에 이달 중순부터 현장 인원들이 간소화된 복장을 입고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 외에도 폭염대비 필요한 물품에 대해서는 현장의견을 청취해 보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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