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가 가관이다. 시민들이 맡겨준 소임은 안중에도 없이, 자신들이 양명(揚名)을 위한 자리다툼에만 골몰하고 있는 꼴이다.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울산시의회 파행에 대한 책임은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여당이 몫이 더 크다. 전체 22석 중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 소속의원이 17명이나 된다. 야당인 통합미래당 소속은 5명에 불과하다. 국회처럼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런데 울산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진짜 ‘뭐든 다 하겠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여당은 이미 의장과 부의장 1석, 상임위원장 5석과 예결위원장까지 차지해 버렸다. 예결위원장도 여·야간의 정상화 협의 도중 기습적으로 선출해 버렸다고 한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야당이 제2부의장 후보를 내지 않으면 이마저도 가져갈 것이라고 한다. 1년 후 4분기 예결위원장 자리는 물론 앞으로 구성될 ‘특위 위원장’도 여당에서 독점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야말로 1당 독재를 하겠다는 발상이다. 시민들의 분노가 두렵지 않은 모양이다.

물론 지난 선거에서 많은 시민들이 표를 줘 민주당이 제1당이 되도록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가지고 울산 시민들이 모두 자신들을 지지할 거라 착각해선 곤란하다. 지난 2018년 울산 지방선거의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별 득표율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46.15%로 과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달리 표현하면 과반 이상의 시민들이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울산시의회 여당의원들이 ‘뭐든 다 하겠다’는 발상이 얼마나 반 시민적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방의회의 기능은 비판과 견제를 통해 집행부의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지방 재정이 허투루 쓰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는 1당 독점 구조 아래에서 기대하기 어렵다. 민주당 지방 정부의 거수기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야당의 역할이 원천봉쇄 된다면 견제와 균형,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기본으로 하는 의회민주주의는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시의회의 추태에 대한 야당의 책임도 결코 적지 않다. 집행부의 정책과 여당의 의회운영에 필요 이상으로 발목을 잡지 않았는지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지금 울산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역 경제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다. 코로나19의 방역에도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울산시의회 여당 의원들은 ‘뭐든 다 하겠다’는 폭주를 당장 멈추고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 코로나19 극복과 민생 경제를 살리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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