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수개인택시기사

태화강, 태풍·폭우 자연재해땐 침수로 속수무책 
울산시 ‘자동방류시스템’ 도입 등 정책 고민해야

울산은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이 있어 도시환경에 너무나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 서울중심에 한강이 흐르듯이 울산중심에 태화강이 흘러 자연생태환경과 도시경관을 조망할 수 있고 도심복판에 둔치가 있어 더욱 유익하고 멋진 강이라 하겠다. 그런데 이런 태화강이 홍수가 발생하면 도심을 삼켜버릴 듯이 위험한 강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경험한 1969년 9·14 폭우 때 울산지역에 약 495mm의 비가 쏟아진 적이 있다. 한마디로 울산 대 홍수였다. 그 당시 태화강의 위험수위가 5.16m인데 그 보다 훨씬 높은 8.66m에 이르면서 시민들을 고지대로 긴급 대피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구도심은 물론이고 삼산지역도 침수되어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낳았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 크고 작은 태풍과 호우로 200mm이상만 와도 구시가지의 침수는 계속해서 이어져 왔다. 
2016년 9월 28일 차바 태풍 때는 평균 약 280mm정도의 비가 왔는데 예년에 볼 수 없었던 태화시장 상가의 침수피해가 컸고 구도심 일부도 침수되는 등 태화강 수위도 위험선 까지 올라 일대 시민들이 불안에 떨기도 했다. 이와 같이 울산이 자랑하는 태화강을 어떻게 관리해야 홍수피해를 막을 수 있을까 하는 현실적인 대안이 시급해 보인다. 그런 차원에서 몇 가지 태화강의 실태를 점검하고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급선무라 하겠다. 
태화강이 쉽게 범람위기를 맞는 이유는 무엇보다 강물의 유속이 느려 비가 어느 정도 이상 오면 순식간에 강물이 불어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지류의 배수가 잘 안됨으로 인해 도심의 침수를 불러오고 있다. 그러면 태화강의 유속을 느리게 하는 원인들을 한번 찾아보자. 그동안 울산시가 태화강의 자연생태계환경보존이라는 차원에서 일체 태화강 정비를 하지 않고 몇 십년동안 그대로 방치했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첫째, 삼호교와 명촌교 쪽에 산재해 있는 모래섬들이 흐름을 방해하고, 둘째, 태화강 하류 동천강의 엄청난 물이 태화강물과 충돌해 흐름을 방해하고, 셋째, 태화강 둔치에 수많은 나무와 구조물에 슬러지(sludge)가 걸려 흐름을 방해하고, 넷째, 학성교 교각이 필요이상으로 크고, 다섯째, 밀물 때와 맞물리면 유속을 더욱 느리게 하는 요인들을 지적해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점들을 개선하지 않으면 항상 홍수에 무방비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들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될것이다. 우선은 시민편의와 경관이 중요하다 할지라도 항상 홍수에 대비하는 울산시의 정책과 자세가 더 중요해 보인다. 
그 밖에도 태화강 상류에 일정량 이상의 강우량을 보일 때는 다른 지역으로 물을 일부 흘러 보낼 수 있는 자동방류시스템 구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모래섬과 나무 등 물 흐름을 방해하는 시설물들을 적절히 정비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둑을 더 높인다거나 배수장치보강도 필수적이다 하겠다. 그동안 울산은 눈도 비도 많이 오지 않고 태풍도 적게 와 누가 농사를 짓더라도 울산 와서 지어라 했던가. 지금 와서 그 말은 옛말이 되듯이 울산지방에도 언제 어느 때고 지진이나 홍수가 발생할 수가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자연생태환경보존도 중요하지만 인간은 자연 속에 살면서 자연재해로 인해 희생되기도 한다. 그것은 자연재해를 예방하지 못한 인간의 안이하고 무기력한 존재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인간이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극복하는 힘을 키울 때 자연으로부터 삶을 보장받을 수 있다. 얼마나 자연을 지혜롭게 가꾸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자연은 인간을 포용하고 인간생태계를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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