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수돗물에서 시작된 ‘수돗물 유충’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울산에서도 수돗물에서 벌레 등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왔다는 신고가 최근 잇따라 접수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전국의 ‘유충’ 소동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헤프닝으로 정리되고 있지만 여름철 수돗물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울산에서는 최근 울주군 청량의 대단지 아파트와 중구의 다운동의 아파트, 울주군 온양의 아파트 두곳, 동구 동부동의 한 아파트 등지에서 벌레 등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이어 지고 있다.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가 각 가정을 방문해 현장 점검을 벌이고 있는데, 대부분 외부적인 요인으로 추정되며 일부 나무껍데기를 오인해 신고한 사례도 확인됐다고 한다.
하지만 환경부의 긴급 점검에서 울산지역 식수를 공급하는 회야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불안감을 오히려 증폭시켰다. 유충은 지난 17일 실시된 긴급 점검 과정에서 발견됐다. 회야정수장 활성탄흡착지 14지 중 1지에서 15마리의 유충이 발견된 것이다. 몸길이 1㎝ 남짓한 크기의 유충은 깔따구로 추정되며 1마리는 산 채로, 14마리는 사체로 발견됐다고 한다. 같은날 이뤄진 천상정수장 점검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상수도사업본부는 회야정수장에서 발견된 유충은 인천의 사례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처리공장의 마지막 거름망인 활성탄흡착지의 표면에서 발견됐는데, 이들 유충이 활성탄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실제 4차례에 걸쳐 최대 70㎝까지 굴착해 조사한 결과 내부에 이물질 흔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일부 다른 지역의 경우 유충이 활성탄 내부로 이동해 중간 중간 발견되기도 했는데, 회야정수장에서는 유사한 흔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수도사업본부의 해명에 께름칙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울산의 회야·천상정수장은 착수정, 혼화지, 응집지, 침전지와 1차 여과지까지 이르는 표준정수처리 공정에서 오존 접촉조와 활성탄여과지 과정이 더해진 고도정수처리 공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이물질에 해당하는 벌레 유충이 발견됐다는 것은 이 공정에 빈틈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도 고도정수처리가 수돗물의 질을 높이기는 하지만, 정수에 쓰이는 물질을 정기적으로 꼼꼼히 세척하지 않으면 깔따구 등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 해도 관리가 허술하면 수돗물 안전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시민들이 건강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지금 공공재인 수돗물 안전까지 걱정해서야 되겠는가. ‘유충’과 같은 이물질이 왜 생겼는지 정밀한 원인조사를 통해 시민들의 불신을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 정수장 시설에서 유충에 발견됐는데도 수도꼭지에서 나온 유충과 다르니 안심해도 된다고 하면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시민이 어디 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