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과대 정원 증원…의료인프라 열악지역 우선 배치 큰 기대
시, 지역 의료계서 양성 의료인력 지속 활동하도록 모든 방안 강구
UNIST-산재전문 공공병원과 협업 공공 의료인력 양성 등 최선

 

김석진 울산시 행정부시장

 

 

한걸음 물러서서 울산을 보면, 울산은 부족함이 없는 도시다. 자동차에서부터 배, 석유까지 못 만드는 것이 없다. 웬만한 국가보다 산업적 기반은 풍부하다. 도심을 흐르는 강, 도시를 둘러싼 산과 바다는 울산이 축복받은 땅임을 증명하고 있다. ‘부자도시’와 ‘일등도시’, 울산을 가장 명징하게 상징하는 말이다.

‘가장 젊고 역동적인 도시’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미래에 대한 더 나은 기대와 희망을 품게 하고 있다. 없는 것이 없고 못할 것이 없는 울산이지만 취약한 부분도 있다.

풍족한 산업기반에 비해 교육기반은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그나마 유니스트가 설립되면서 어느 정도 갈증은 해소되었지만, 솔직히 아직도 충분하다고 말할 순 없다.

대학의 절대적 부족, 그 가운데 의사를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물론 울산대에 의대가 있지만 울산에서는 예과수준의 교육이 끝나면, 본과부터는 서울 아산병원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울산대 의대를 졸업해도 울산대병원보다는 대부분 서울 아산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열악한 의료교육 기반은 더 열악한 의료체제를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울산이 얼마나 의료기반이 취약한지는 각종 지표가 반증하고 있다.

인구 1,000명 당 울산의 의사 수는 2.3명으로 전국 평균 2.9명보다 낮다. 특별시와 광역시만 별도로 놓고 보면 이 수치보다도 훨씬 떨어질 것이다. 전문의 숫자는 비교가 민망할 정도다.
전국 평균이 5.9%인 반면 울산은 1.7%에 불과하다. 인구 천명 당 병상 수 또한 0.11%로 전국 평균 1.21%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의사와 병상 모두 일등도시 울산과는 한참 멀다.

그런데도 울산은 코로나19사태에서 완벽에 가까운 모범을 창출하고 있다. 지역감염 확진자가 100일간 나오지 않을 정도로 철두철미하게 관리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극찬할 만큼, 울산의 코로나19 사태 대비는 한치의 빈틈을 용납하지 않고 있다. 선제적이고,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A에서부터 Z까지 완벽에 완벽을 기하기 때문이다.

울산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등 주요 관문에 열화상 카메라를 배치했고, 해외입국자 선별진료소 설치, 시민 방역의 날 운영 등을 최초로 도입하여 전국 자치단체가 벤치마킹하고 있다.

열악한 의료인프라 속에서 울산은 기적과 같은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의료진들의 희생과 헌신,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기적의 밑거름이었다고 생각하며, 이 지면을 빌어 진심어린 감사를 드린다. 공직자들의 열정과 노력에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하지만, 항상 기적만을 바랄 수 없고, 기적에 기대 미래를 살아갈 순 없다. 부족한 부분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당장 의대를 설치할 수 없지만, 울산대 의대가 지역의료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의대정원이 반드시 증원되어야 한다. 의대정원의 증원이 왜 필요한지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추계 연구결과를 보면 여실히 입증되고 있다. 2030년이 되면 우리나라는 7,600여명의 의사가 더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이 이 정도라면 울산의 의사수 부족은 심각한 상황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시민의 건강과 안전이 곧 삶의 질이다. 아무리 산업인프라가 풍족하더라도 그것을 지켜낼 수 있는 의료인프라가 확충되지 않고서는 울산의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울산대 의대 증원과 함께, 유니스트의 바이오헬스산업에 관련된 연구성과를 매치할 수 있다면, 울산의 의료인프라는 더 넓고 더 깊어질 것이며, 시민들의 의료서비스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다. 지난 22일 울산시와 울산대, 유니스트, 근로복지공단이 함께 손을 잡고, ‘울산지역 의과대학 정원 확보 및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것이 울산 의료인프라 증진의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때마침, 정부도 의과대학 정원을 증원하고, 증원하는 의사를 의료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 우선 배치하겠다고 발표해 기대를 한층 높이고 있다.

우리 시에서는 정부의 방침에 맞춰 TF팀을 가동하여 단기적으로는 울산대 의대 증원을 이루어내고, 단순 정원 증원이 아닌 양성될 의료인력이 지역 의료계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또한, 이와 연계하여 지역 내 대표적인 연구기관인 UNIST, 울산의 첫 공공종합병원이 될 산재전문공공병원 등과 협업하여 지역의 공공 의료인력 양성, 첨단 의료 인프라 확충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의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된다면 시민이 더 행복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이루어져 간다는 기대와 설렘이 보람을 먹고 사는 우리 공직자들을 미소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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