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김지윤 교수(왼쪽)과 제1저자인 이하준 연구원(가운데).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 불가사리 로봇.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 불가사리 로봇의 형태와 거동.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 초격자(lattice) 텐세그리티.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 텐세그리티 구조(tensegrity structure)의 제작.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가볍고 견고한 건축물에 쓰이는 구조를 응용해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 제작 기술이 개발됐다. 기존에 단단한 로봇과는 달리, 튼튼하면서도 유연한 로봇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신소재공학부의 김지윤 교수팀이 유연하면서도 강인한 ‘소프트 로봇’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건축물에 쓰는 복잡한 텐세그리티 구조(tensegrity structure)를 쉽게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 움직일 수 있는 ‘불가사리’ 로봇을 제작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텐세그리티 구조는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강인한 재료’와 실처럼 팽팽하고 ‘유연한 재료’가 씨줄과 날줄처럼 엉켜 있는 구조다. 적은 재료로 강한 강도, 유연성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건축물에 주로 쓰인다.

흔히 로봇 하면 마징가 제트 같은 강철 로봇이나 산업현장에 쓰이는 금속 팔 로봇을 떠올리지만, 간병 로봇이나 애완용 로봇 같은 새로운 형태의 로봇이 떠오르고 있다. 사람과 함께하는 이러한 로봇은 부드럽고 유연한 특성이 있어야하기 때문에 유연한 재료로 만들어진 ‘소프트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러나 소프트 로봇을 만들 때 재료 자체의 부드러운 특성에만 의존하면 복잡한 로봇의 구동 시스템을 구현하기 힘들다. 다양한 재료를 혼합하고, 특수한 구조를 만들어 로봇을 구현하는 방식이 연구 되는 이유다.

연구진은 강인하면서도 유연한 텐세그리티 구조를 다양한 소프트 로봇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 제작 방식 개발했다. 텐세그리티 구조는 서로 다른 특성을 갖는 물질들이 공중에서 연결된 구조라 일반적인 3D 프린팅 제작 기법을 이용해 이 구조가 적용된 로봇을 만들기 힘들다.

연구진은 3D 프린팅 기법과 물에 녹을 수 있는 수용성 희생틀(Sacrificial mold)을 이용해 복잡한 텐세그리티 구조를 구현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큰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재료(압축재)와 희생틀을 프린팅 한 뒤, 희생틀 내부에 유연한 재료(인장재)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희생틀은 물에 녹기 때문에 쉽게 제거 할 수 있다.

연구진은 개발된 구조체 제작방식과 설계 기법을 이용해 정육면체(cube), 도넛(toroid), 삼각기둥(prism) 등 다양한 형상의 텐세그리티 구조를 제작했다. 또 만들어진 텐세그리티 구조체를 기본 모듈로 사용해 5개의 다리가 달린 전기로 구동하는 불가사리 로봇을 조립했다. 텐세그리티 구조를 적용했기 때문에 앞으로 걷거나 움직이는 방향을 바꾸는 동작이 가능하다. 여기에 외부 자극으로 ‘스스로 움직이는’ 스마트 소재를 적용하면 스스로 움직는 불가사리 로봇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스마트 자성 소재를 적용해 스스로 움츠렸다 펴졌다는 불가사리 로봇도 제작했다.

김지윤 교수는 “텐세그리티 구조의 특성을 이용하면 ‘재료’만으로는 만들기 어렵고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독특한 기계적 물성을 갖는 다양한 메타 구조체를 만들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복잡한 텐세그리티 구조를 쉽고 빠르게 원하는 형태로 구현 가능한 기법을 개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소프트 로봇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연구재단(NRF)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지원을 받아 이뤄진 이번 연구는 로봇 분야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티스’(Science Robotics) 8월 26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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