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최인수 시인의 ‘억새꽃’ 육필원고.  
 

억새꽃

머리를 빗겨가다

가을 온 줄 알았다

저무는 산등성이

나부끼는 은빛 물결

서둘러 가야 할 길이

가르마로 놓였다

●꽃 피는 봄인가 싶더니 소리 소문 없이 여름이 시작되었다. 그런가 하면 연례행사처럼 발을 걸친 장마가 쉽게 물러서질 않더니 초강력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을 안겨 주었다. 올 한 해는 더위의 부재, 그리고 가을이 왔다. 이러한 자연 유형이 한 생의 여정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문득 거울 앞에서 흰 억새꽃을 보는 양 빗어 넘긴 머리칼에서 세월의 무상함에 조바심이 인다.

●수필가 최인수(崔仁守·1937년~ ). 경남 사천 서포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 졸업. 농촌진흥청 산하 농촌지도직 정년퇴임. 1998년 「농협중앙회」 공모 수필부문 최고상 수상. 2012년 계간 「수필시대」 수필 등단. 2016년 「매일신문시니어문학상」 수필 부문 입상. 제43회 샘터시조상 장원(2018). 제88회 계간 「현대시조 신인상」(2018 겨울호) 당선. 시조집 《억새꽃》(2019 책만드는집) 출간. 현재 〈문수필담〉, 울산시조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