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는 아침에만 필 것 같은 꽃이 새벽이나 밤에 피는 것을 보면 몰랐던 식물의 세계에 경이로움을 느낀다. 나팔꽃은 새벽 4시께부터 피었다가 해가 뜨면 진다. 달맞이 꽃은 밤에만 핀다.

울산과 경남 거제 등 남부지방에서는 지난 9월 말부터 벚꽃이 목격되었다. 대표적 봄꽃인 벚꽃이 뜬금없이 가을에 피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온난화 등 이상기온 영향으로 봄꽃이 계절을 착각해 피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번 벚꽃 개화는 상황이 다르다. 9~10월 울·부·경지역의 평균 기온은 20.5℃로 평균 21℃보다 0.4℃ 낮고, 평균 최고기온은 25.2℃로 평년 26.4℃보다 1.2℃ 낮았다. 벚꽃이 필 정도로 기온이 높지는 않았다.

따라서 올해 이례적 가을 벚꽃 개화는 연이어 덮친 태풍과 연관이 있다는 얘기다. 태풍에 타격을 입은 나무들이 생존과 번식을 위해 계절을 앞당겨 꽃을 피운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불시 개화’가 태풍이 지나간 지역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고 했다. 태풍에 놀란 나무가 뜬금없는 장난을 하고 있다.

부동산 실정, 추미애 정국,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현 정권의 문제가 꼬리를 물고 있다. 뻔뻔한 대처가 줄을 잇고 있지만 야당의 지지율은 제자리 걸음이다. 그러니 지금 제1야당은 스스로 대선 후보를 낼 능력을 의심받고 있다. 이 정도면 야당내부에서는 경쟁력 있는 후보가 없다고 봐야 한다. 이런 상황을 웃으며 즐기는 여당은 말을 듣지 않는다며 검찰총장을 핍박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장에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그동안 ‘식물총장’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으면 참았던 말들을 쏟아내면서 본연의 ‘동물총장’의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정부와 여당의 담금질을 견디며 부러지지 않는다면 윤 총장이 야권의 대선주자 반열에 오르는 건 시간문제다.

윤 총장은 태풍에 타격을 입은 나무들이 생존과 번식을 위해 계절을 앞당겨 뜬금없이 꽃을 피운 벚꽃처럼 예상보다 이르게 야권 대선주자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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