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경기침체 기업 도산 위기 내몰려
4차산업 기술‧온라인 마케팅 도입 등
고비 거름삼아 새로운 전환기 준비를

송봉란
울산경제진흥원 창업일자리팀장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는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년간 엄청난 세금을 쏟아부어 정책적으로 활성화시키고 있는 우리나라 혁신 산업생태계의 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가?

2019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1,550건에 14조 303억원이 이뤄져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반면, 올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과 재확산을 거듭하는 가운데, 9월말 현재 953건에 4조 2,648억원에 불과해 투자금 규모로 볼 때 작년대비 3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도산의 위기에 내몰리고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어 연말까지의 경제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혁신적인 기업은 이러한 위기에서 기회를 찾는다.
최근 엄격한 공정함과 형평성이 요구되는 정부사업에서조차 기업선정 심사를 비대면으로 실시하고 있다. 기업 성장을 위한 멘토링, 회의, 간담회, 바이어 미팅과 투자유치를 위한 IR에도 언택트 기술이 도입된다. 또 국내기업의 40% 이상이 텔레워크를 실시하며 분산유연근무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런 모든 상황에서 인터넷 연결 상태나 장비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보안문제도 심각하다. 따라서, 향후 언택트 협업, 소통 도구나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거나 보안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게 유리한 시장상황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정부지원사업에서는 대상 선정 시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 개발, 원격 진단장비, 마스크나 소독제, 헬스케어 제품 분야 기업에 대해 가산점 제도를 도입해 이러한 분야의 기술들이 더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닦을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들에게 투자하는 별도의 펀드를 조성하거나 가산점을 부여함으로써 해당기업들이 안정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리라 생각된다.

이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해외수출에 비중을 두고 성장해 온 근로자 수가 많은 제조업들이다. 이런 기업들은, 이번 기회에 회사의 규모를 줄이면서, 제조공정에 4차산업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화 하고 사람이 직접 일하는 공정을 줄이도록 체질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마케팅하고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차별화된 전자카탈로그를 도입하고, 유통채널을 다각화해야 한다.

논란이 많은 원격의료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가속화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강원도는 지난 5월 27일부터 ‘강원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사업’의 주요 핵심인 ‘비대면 의료 실증사업’을 착수했다. 내년 7월까지 당뇨 및 고혈압 환자 400명을 대상으로 현행 의료법 상으로는 금지돼 있는 비대면 의료산업의 실효성을 검증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의료계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어 관련 산업의 국내 확산 시점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산업이 계속 기술개발을 하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규제의 제약이 적은 해외시장부터 공략해 국내의 규제가 완화될 때까지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기다릴 필요가 있다. 의료기술에 소외된 저개발 국가들은 ODA 사업 등을 통한 우리나라의 의료장비와 기술의 혜택이 필요하다. 한편 국내에서는 장기적으로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원격의료 시장보다 고령화에 대비한 커뮤니티 케어 관점에서 주치의와의 진단기록 공유를 통해 건강관리가 가능한 예방의학 차원으로 출발해 단계적으로 해당 산업을 키워가는 것이 현실성이 있어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주치의 제도나 방문진료, 의료수가 등에 대한 논의가 수반돼야 하므로 전반적인 의료 시스템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가정신은 위기의 시대에 기회를 창출한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 혁신 산업생태계는 스타트업들의 도전을 거름삼아 반드시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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