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13일 집중호우로 물바다가 된 울산 온산공단 이영산업기계 앞 당월로. (울산매일포토뱅크)  
 

 

  울산종건본부, 예산 부담에 인접도로 배수기능 개선 공사 난색
“진영국도사무소 담당 도로 공사로 해결될 수도…지켜본 후 추진”

 

장마철 집중호우와 태풍 때마다 침수되는 울산 온산공단 당월로의 배수시설 개선 사업이 ‘반쪽’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도(國道)인 당월로에 우수관로를 추가 설치하는 공사가 이달 중 시작되는데, 인접한 지방도(地方道)에 대한 개선 계획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도로를 관리하는 울산종합건설본부 측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진영국토관리사무소는 이달 중 국도 31호선 울주군 온산공단의 당월로의 배수시설 개선 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지하에 신규 우수관을 추가로 설치하고, 기존의 다수 우수관은 원활한 배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비한다. 훼손된 도로도 재포장한다.

진영국토관리사무소 측은 신규 우수관이 용량 등 설계를 마무리한 뒤 공사를 발주하기로 했다. 사업비는 대략 4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진영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예산은 이미 확보한 상태로 이달 중 공사를 시작해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기 전 정비를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문제는 당월로의 침수 문제의 원인이 단순히 ‘당월로’의 배수 기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당월로와 연결된 왕복 4차선 도로인 원봉로 등 인접한 도로에서 유입되는 빗물도 침수 피해를 더하는 원인 중 하나다.

진영국토관리사무소 측이 최근 실시한 도로 보수 설계 용역에서도 당월로뿐만 아니라 인접 도로의 배수기능을 개선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결과를 토대로 진영국토관리사무소 측은 울산시와 울산종합건설본부 측에 인접 도로의 배수기능 개선 사업을 요청했다. 도로 관리 책임에 따라 당월로는 진영국토관리사무소 측이, 인접 도로는 울산시가 개선하자는 것이다.

이에 울산시가 울산종합건설본부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울산시가 관리하는 도로의 배수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사업비가 40억원 상당(추정)으로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울산종합건설본부 측은 국비로 사업을 추진해주길 내심 바라고 있지만, 진영국토관리사무소 측도 ‘관리하지 않는 도로에 사업을 추진할 근거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렇다보니, 울산종합건설본부 측은 ‘당월로’ 개선 공사만으로도 침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울산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국토교통부나 부산비장국토관리청 등에 국비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며 “불가능하다면 자체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올해 안에 추경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진행되는 당월로의 공사만으로도 침수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상황을 지켜본 뒤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내년에 예산을 확보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도 31호선 울주군 온산공단 당월로의 이영산업기계㈜에서 온산수질개선사업소까지 약 500m 구간은 2012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8차례에 걸쳐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공단을 가로지르는 주도로로, 도로가 물에 잠길 때마다 인근 기업체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피해를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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