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확산세는 아니지만 아직까지 국내 신규 확진자가 400명대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봄은 우리곁으로 왔고, 프로 축구가 시즌을 시작했다. 다행히 정부의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완화로 시민들의 직관도 가능해졌다. 

지난해 아시아 챔피언에 올랐던 울산현대의 시즌 초반 기세가 만만찮다. 두 시즌 연속 리그 준우승의 아쉬움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듯 화끈한 축구로 개막 2연승을 달리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지난 주말 광주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2라운드 광주FC와 원정 경기에서 김민준의 결승골로 1대0 신승했다. 강원FC를 5대0 으로 잡은 개막전에서의 폭발력에는 미치지 못한 결과였지만 까다로운 원정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 후보 저력을 과시했다. 

울산은 올해 ‘2002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 홍명보 감독을 영입하고, 젊은 선수들을 대거 수혈하는 등 ‘준우승’ 징크스를 털어내기 위해 배수의 진을 쳤다. 축구 행정가에서 다시 지도자로 변신한 홍감독의 취임 첫 일성은 “전북을 넘고 올 시즌 정상에 오르겠다” 였다. 지난 2005년우승 후 아직 이루지 못한 울산의 리그 우승 갈망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지난 두 경기를 지켜본 시민들은 홍 감독의 약속이 결코 허언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울산은 전임 감독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이른바 ‘신구’의 조화다. 유망 선수 발굴과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홍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팀에 역동성을 불어 넣었다. 두 경기에서 빼어난 활약을 한 이동준 이동경 원두재 설영우 김민준 등은 모두 1997~2000년생 들이다. 이 중 6일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김민준은 2000년 생이다. 김민준은 골문 앞에서 흐르는 볼을 침착한 왼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이청용 김인성 김태환 윤빛가람 조현우 등 고참 선수들도 펄펄 날았다. 

달라진 전술도 눈에 띄었다. 홍 감독은 취임 시 “팬들이 보기에 화끈하고 역동적인 축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강원과의 개막전은 물론이고 광주와의 경기에서도 후반 막판까지 공격에서의 역동성은 유지됐다. ‘차고 달리는’식의 전술은 사라졌고, 안정적인 볼 소유와 함께 다양한 루트의 공격이 이뤄졌다. 
울산 팬들과 시민들의 응원이 더해진다면 우승 징크스는 더 이상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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