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한국환경공단 등 '환경' 관련 공공기관 원해
울산과 유치 희망 공공기관 5곳 겹쳐
`공공기관 이전 시즌 2' 앞두고 물밑 입법경쟁 치열
市‧국회의원 공조 정부 설득 논리 개발 등 서둘러야
내년 대선과 전국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시즌2를 대비한 물밑 입법 경쟁이 뜨거워 울산도 여야를 막론한 공조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시즌1에선 혁신도시 지정 대상이 아니었던 충남과 대전이, 시즌2에는 신규 혁신도시 지정이 가능하도록 1년 전 법개정이 이뤄졌는데, 하필 울산이 유치하려는 ‘환경’ 관련 공공기관을 충남도 중점 유치하겠단 전략이어서 울산에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1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 개원 이후 현재까지 발의된 공공기관 이전 시즌2 관련 입법 활동은 최소 5건에 달한다. 관련법은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이며, 소관 상임위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다.
첫 스타트는 지난해 6월 부산 출신 최인호(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끊었다. 이후 △서삼석(전남‧민주당) △송언석(경북‧민주당) △신정훈(전남‧민주당) △홍문표(충남‧국민의힘) 의원 순으로 잇따라 개정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울산이 특히 주목해야 할 건, 올해 1월 야당 소속인 홍문표 의원이 대전과 충남을 지역구로 둔 여야 의원 13명과 똘똘 뭉쳐 대표 발의한 개정법안. 기존 혁신도시와 신규 혁신도시간 균형발전 차원에서 이전 공공기관의 입지는 ‘신규 지정된 혁신도시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게 핵심 골자다.
원래 대전과 충남은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시즌1 계획 당시인 2005년엔 세종을 주축으로 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이유로 혁신도시 지정대상에서 제외됐었다. 하지만 2012년 세종시가 특별자치시로 승격되면서 충남에서 분리된 것을 계기로, 지난해 4월 대전과 충남도 신규 혁신도시 지정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이 이뤄졌다.
홍 의원의 개정법안은 ‘후발 주자’인 대전‧충남 혁신도시에 공공기관 이전의 우선권을 부여하는 강행법규를 만들어 지난해 4월의 법 개정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취지로 읽힌다.
문제는 최근 충남도가 공공기관 유치에 본격 나선 가운데 ‘환경기술’, ‘연구개발(R&D)’, ‘문화체육’ 등 3개 기능군을 중점 유치 대상으로 꼽았다는 대목이다. 이 내용은 충남도가 지난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혁신도시 지정 신청을 하면서 제출한 충남 혁신도시 발전계획안에 담겨있다.
그런데 ‘환경기술’은 울산시가 공공기관 이전 시즌2에서 유치하려 공 들이고 있는 기능군과 일치한다. 실제 울산시는 △한국환경공단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국립환경과학원 △국립환경인재개발원 △국립생물자원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석유관리원 △지역난방공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소방산업기술원 등 10개 공공기관 추가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울산이 희망하는 공공기관의 절반이 충남과 겹치는 셈이다.
더욱이 이미 충남 서천군엔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운영 중이기도 하다.
그나마 안심인 건, 이달들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전문위원실이 홍 의원 개정법안에 대해 공개한 검토보고서 내용이 다소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이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전 공공기관의 입지는 기관의 성격, 혁신도시별 특화발전 방향, 시·도별 발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동시에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판단해야 할 사안인 만큼, 신규 혁신도시에 이전 우선권을 주는 강행법규는 지역간 갈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울산과 대구, 광주, 부산 등 다수의 지자체도 ‘공공기관 이전 입지는 특정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지역 산업과의 연계성·효과성 등 국가균형발전을 달성할 최적의 장소여야 한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냈다.
하지만 울산이 반대만할 게 아니라, 정부가 공공기관 이전에 방점이 찍힌 혁신도시 시즌2를 본격 추진하기 전에 정부를 설득할 논리개발은 물론 이전 공공기관을 맞이할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내년 대선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잇따라 치러지는 만큼 집권 여당을 중심으로 공공기관 이전 시즌2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시각이 대세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울산은 시장과 구·군 단체장은 민주당이, 정치권은 국회의원 6명 중 5명이 국민의힘으로 여야가 양분되다보니 시즌2를 대비한 협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 울산 국회의원 중 공공기관 추가 이전 개정법안을 직접 발의했거나 동참한 경우는 전무하다.
이런 가운데 울산으로선 지난해 8월 서삼석(전남‧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법안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전 공공기관과 신규 공공기관 입지를 선정할 때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이나 ‘고용위기지역’ 같은 경제여건이 어려운 지역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고용창출을 견인하자는 게 이 개정법안의 골자다. 서 의원은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인 전남 영암 출신이다.
현재 울산에선 동구가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인 동시에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만큼, 이 법안이 통과할 경우 수혜지역이 될 수 있다.
이밖에도 현재 발의된 5개 개정법안에는 △이전 공공기관 범위에 부속 연구기관도 포함 △신설 공공기관은 지방에 우선 설립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이 다른 지역의 공공기관과 통폐합돼 재이전할 경우 원래 혁신도시에 지사 설치 △신규 공공기관 입지로 혁신도시 우선 고려 등의 내용이 두루 담겼다.
울산시 관계자는 “현재 정부 차원의 공공기관 이전 사업이 사실상 멈춰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울산혁신도시에 입주한 기존 공공기관의 성격과 우리 시 정책 방향이 에너지, 환경, 인재개발, 안전도시에 맞춰져 있는 만큼 시즌2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혁신도시 시즌2의 이전 공공기관은 120여개로 분류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