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기 설치 장소’ 두고 통신사-입주민대표위원회간 이견 못좁혀
통신사 “옥상은 고층·화단은 저층 주민 반대…입대위 동의만 기다려”
입대위 “통신사와 아파트 외부 설치 방안 모색…비용 이유 미적거려”
울산 북구 송정지구 아파트들의 휴대전화 통신 장애가 2년째 현재진행형이다. 아파트 내부에 통신사 중계기를 설치해야 해결되는데, 설치 장소를 두고 통신사와 아파트 주민들간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북구에 따르면 송정지구에는 호반베르디움, 반도유보라, 금강펜트리움1차·2차, 지웰푸르지오, 제일풍경채 등 11개 아파트가 들어 서있다.
이 아파트 중 제일풍경채를 제외한 나머지 아파트에서 휴대전화가 잘 터지지 않거나 먹통이 되는 잦은 통신장애 현상이 2019년부터 계속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1년 반째 지웰푸르지오에 거주 중인 A(26)씨는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졌는데 아직까지 부엌이나 안방을 가면 전화가 끊기는 현상이 일어난다”며 “반도유보라에 사는 친구와 통화할 때는 그쪽 통신 연결이 너무 안돼 일반 전화가 아닌 어플 무료 전화를 이용한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2년째 반도유보라에 거주 중인 B(53)씨 역시 “엘리베이터에서는 휴대전화이 자주 끊겨 이제는 당연히 전화를 하지 않게 된다”며 “과거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사고를 당한 적 있는데 그때도 전화가 안 돼 불안하고 무서웠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엘리베이터에서 만큼은 휴대전화가 잘 터졌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또 하우스디 아파트 입주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지난해 남구 고층 화재를 보고 나니 더 걱정된다”며 “위급상황이 생겼을 때 전화가 안 터져 무슨 일이 일어날까봐 너무 무섭다”며 사고를 대비해서라도 하루빨리 통신 장애가 해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통신장애 문제가 2년 가까이 해결 되지 못한 이유는 아파트 단지 내 중계기가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계기는 통신사 기지국의 신호를 증폭해 개개인의 휴대전화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통신 설비다.
하지만 중계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인체에 해롭다는 논란이 일면서 중계기 설치 장소를 두고 입주민과 통신사 측의 의견 조율이 난항을 겪고 있다.
3사 통신사 모두 지난 2년 동안 송정지구 내 아파트에 중계기 설치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옥상은 고층, 화단은 저층 주민들의 반대로 중단이 됐던 상태.
언제든 주민들의 동의만 있으면 설치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강제로 설치할 수 없어 각 아파트 입주민대표위원회의 동의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입대위 측은 통신사들과 회의를 통해 아파트 내부 설치가 아닌 다른 방안을 찾아봤지만 비용을 이유로 미적지근한 태도만 보인다고 반박했다.
한 아파트 입주민 대표는 “아파트 외부에 기둥을 세우거나 인근 상가, 공공시설, 학교, 관공서 지붕 등을 임대해 설치하는 등 여러 방안을 이야기했지만 하나도 이행되지 못했다”며 “통신 3사 모두 노력한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하려고 하는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통신사 관계자는 “주민들이 오해할 수 있으나 현재 아파트 외부에 중계기를 설치할 수 있는 곳에는 모두 설치를 했고, 나머지 통신 장애 부분은 아파트 내부에 설치를 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며 “우리도 빨리 해결을 하고 싶다. 아파트 내부 설치에 대한 주민들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