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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 남구의 한 도로의 택시 승강장에 택시가 줄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울산지역 택시업계는 최근 카카오T가 유료화에 시동을 걸고 있는 데 대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우성만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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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개인택시조합이 최근 지역 개인택시 기사들에게 보낸 ‘카카오T 프로멤버십’ 우선 가입 중단 요청 문자메시지. | ||
조합 “코로나19 상황 독점시장 악용…단순 플랫폼 노동자 전락 우려”
‘공공앱' 개발 등 진척 없어…시 “플랫폼 경쟁 통한 안정화 기다릴 뿐”
부산 등 지역화폐 결제 도입…울산페이, 발행액 적어 대상 확대 ‘불가’
예고된 습격. 국내 대표 택시 호출 플랫폼 ‘카카오T’가 내놓은 유료 멤버십 서비스가 그렇다. 카카오T가 유료화에 시동을 걸면서 울산지역 택시업계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예상은 했지만, 시기가 얄밉다.” 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은 줄어들대로 줄어든 상황에서 출혈경쟁으로 내몰리는 택시기사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23일 울산지역 택시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울산개인택시조합은 지역 개인택시 기사들에게 ‘카카오T 프로멤버십’ 우선 가입 중단을 요청하는 공지를 문자메시지로 발송했다.
일반 택시기사들을 상대로 출시한 카카오T 프로멤버십은 월 9만9,000원을 내면 원하는 목적지의 호출을 먼저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그동안 무료로 운영되던 카카오T 호출 서비스의 첫 유료 서비스인 셈이다.
울산개인택시조합 측은 “카카오가 코로나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이윤만을 극대화하기 위해 독점시장을 악용하고 있다”며 “여기에 동조한다면 택시종사자간 극심한 출혈경쟁이 불가피해져 결국 단순 플랫폼 노동자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호소했다.
울산뿐만 아니라 전국의 택시 관련 단체 4곳이 카카오T 프로멤버십에 반발하며 호출 거부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예고했지만,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는 택시 기사들을 묶어두지 못했다. 지난 16일 출시한 프로멤버십의 선착순 2만명 모집은 사흘만인 19일 마감됐다.
현재 울산지역에서 영업 중인 택시는 총 5,681대. 회사에 소속된 법인 택시가 2,068대, 개인택시가 3,613대다. 이 가운데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고 가맹계약을 맺는 일명 가맹형 브랜드 택시인 ‘카카오T블루’가 약 800대에 이를 것으로 울산시는 추정하고 있다.
울산지역 택시 업계의 ‘포화’ 상태는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다. 해마다 울산시는 용역을 통해 적정대수를 산정하고 ‘감차’ 목표를 수립하는데, 2019년 7월 용역 기준으로 울산시의 감차 목표 대상은 694대에 이른다. 하지만 면허 반납 지원은 사실상 전무한 탓에 실질적인 감차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19대의 택시가 관련 법규 위반으로 면허를 반납했고, 69대가 행정심판이나 소송 중에 있을 뿐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휴업 중인 택시가 200여대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울산지역은 ‘적정’ 수준을 초과하는 택시들이 경쟁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T 프로멤버십이나 카카오T블루와 같은 플랫폼 회사의 영역 확장은 택시 기사들이 생존을 위해 수수료를 감수하며 과도한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게 지역 택시업계의 주장이다.
울산지역 택시 업계도 자체적으로 카카오T 등 대형 플랫폼 회사에 대응할 방안을 찾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다.
울산개인택시조합 측은 기존 1,100대에 한정해 운영하던 ‘태화강콜’을 올 초부터 1,400대까지 늘렸다. 2019년만 해도 태화강콜 가입 택시는 1,040~1,060대에 그쳤다. 카카오T 무료 호출 서비스 등 영향으로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도 태화강콜 인기는 시들해졌다.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조금씩 가입이 늘기 시작하더니, 올 초 확대한 1,400대를 모두 채웠다.
하지만 ‘태화강콜’을 찾는 손님들은 반 토막이 난지 오래다. 2017년만 해도 하루 8,000건에 달하던 호출 건수는 현재 3,000건을 겨우 채우는 수준이다.
울산시는 이같은 택시업계를 사실상 바라만 보고 있다. 택시 호출 서비스를 위한 ‘공공앱’ 개발 등이 대책으로 논의되긴 했지만, “대기업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개발하는 서비스를 대항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카카오T뿐만 아니라 T맵, 타다 등과 같은 플랫폼 회사들이 뛰어들고 있는 만큼 자체 경쟁을 통해 안정화가 이뤄지길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지역화폐를 활용해 택시업계를 지원하는 방안도 있다. 10% 할인 충전하는 ‘울산페이’로 택시요금을 결제하면, 요금을 할인받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도 성남시는 2019년 말부터 모바일 지역화폐로 택시 요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했고, 부산도 지난해부터 모든 택시에서 ‘동백전’ 결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한해 발행 목표액이 3,000억원에 불과한 울산페이의 결제(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울산시의 설명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이미 52%인 1,576억원이 발생됐는데 이 추세라면 상반기 중 올해 목표액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 관계자는 “대전이나 광주, 부산 등의 지역화폐 발행액은 모두 6,000억원 이상에 달한다”며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야겠지만, 현재 발행액 수준으로는 지역 골목상권 활성화에 한정해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