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경환 울산지적장애인복지협회 운영위원  
 

 

집단거주시설, 위험 요소로부터 보호하지만 자율적 결정 막아
정부·관계기관·보호자 눈물겨운 희생으로 탈시설화 등 이뤄내
장애인 스스로 일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 가져주시길

 

 

방탄소년단의 인기 휘몰이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국내는 물론 지구촌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 이슈가 있고 주목할 가치가 있는 문제에 미디어가 집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고 세상의 순리일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외면하고 눈 여겨 보지 않아 세상과 언론으로부터 소외된 일이라 할지라도 누군가는 절벽에 매달린 사람이 밧줄을 단단히 잡고 버티듯 놓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온 힘을 다해 버텨내야 할 일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리 사회의 장애인 관련 문제인 것이다.

2014년 유엔 장애인 권리위원회는 우리 정부에 효과적인 탈시설 전략을 개발할 것을 권고했다. 2000년 이후 장애인 집단 거주시설은 지속해서 증가해 2009년 1,019곳에서 2017년 1,517곳으로 늘어났고, 시설 거주 장애인 수도 2009년 2만 3,243명 2017년 3만 693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장애인들은 지난 10년 동안 탈시설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집단거주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자립해 살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집단거주시설은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통제하기 쉬우며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다양한 위험에서 그들을 보호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사생활이 보호되지 않고 자율적 결정을 하기 어려우며 개인의 기호 및 욕구반영이 어려운 단점들이 있다. 이런 문제점들을 고려해 2013년 4월 OECD 에서도 우리 정부에 장기입원방식의 시설화 모델에서 지역사회 치료모델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 펜데믹 상황에서 집단수용시설의 취약성이 확연히 드러났다.

2001년 11월 설립된 나눔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 일 년 동안 요양병원 7개소에서 385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폐쇄 병동 형태의 의료기관(정신병원) 3곳에서 330명이 확진됐고, 노인요양시설 3곳에서 111명, 장애인 거주시설 2곳에서 36명이 발생했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이런 결과는 비슷한 취약성을 가진 사람들이 지역사회와 격리되어 밀집 수용됨으로써 집단감염이 확대 했다는 점에서 우려와 함께 문제 해결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결국 집단 시설수용보다는 지역사회의 독립적인 개별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보다 먼저 탈시설수용을 시작한 스웨덴의 경우 1980년 ~1990년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생활을 위한 구체적 서비스를 지원 확대했다.

1997년 특수병원 및 요양시설 폐쇄법을 통해 특수병원 및 요양시설 폐쇄를 결정하고 시설중심서비스에서 지역사회기반 서비스로 전환했다. 영국은 장애인에게 서비스 대신 현금을 지원하는 것을 허용해 장애 당사자가 스스로 복지서비스를 선택하는 결정권을 가지게 됐다.

울산광역시 지적발달장애인협회의 경우 남, 북, 동, 중구와 울주군 등 지부 5곳, 보담, 사랑 울타리, 푸른 울타리, 무지개 등 4곳의 주간보호시설, 자립지원센터 2곳, 장애인 보호작업장 1곳, 공동생활가정 1곳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집단수용시설은 없다. 그러나 각 지부와 주간보호시설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하고 있으며 협회소속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와 자활사업에 늘 부족한 예산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2021년 중점사업으로 장애인 보호작업장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무관심과 일감부족으로 장애인 자립 및 사회적응과 보호를 동시에 구현하려는 목표는 난관에 부딪혀 있다.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가지고 일할 준비를 하고 있는 장애인들이 텅 빈 작업장을 보며 한숨 짓는 시간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들이 스스로 일어나기조차 이렇게 어렵다면 어떻게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겠는가?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 오랜 시간과 노력을 통해 이루어 낸 결과를 우리는 정부와 관계기관의 노력, 그리고 보호자들의 눈물겨운 희생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만들어 냈다.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재활과 사회적응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울산의 장애인들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적극적인 협조를 간곡히 요청한다.

(조경환 울산지적장애인복지협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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