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을 비롯한 울산의 철새도래지가 국제철새이동경로 네트워크 사이트(FNS)에 등재됐다는 소식이다. 세계 철새 전문가와 국제기구로부터 철새 부양 능력과 생태적 가치의 우수성을 공인받은 것인 만큼 지역사회가 함께 축하하고 기뻐할 일이다. 

울산시는 어제 환경부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이 울산 태화강·외황강·회야호·선암호·울산만 등 총 57.59㎢ 구역을 FNS에 등재했다고 밝혔다. 국제 철새이동경로 등재는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람사르 습지 등록 기준'을 준용해 매년 물새 2만 마리 이상을 정기적으로 부양하거나 전 세계 물새 개체 중 1% 이상을 찾아와야 한다.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을 상당수 부양해야 하는 조건도 있다. 

다행히 울산 태화강 철새 서식지는 최근 3년간 평균 4만 마리 이상의 철새가 찾고 있으며 흰죽지, 흰줄박이오리 등 5종의 철새가 전 세계 개체수의 1%를 초과하고 있다. 특히 태화강 서식지에는 황새, 노랑부리백로, 흰죽지, 검은머리갈매기 등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지정 멸종위기종과 흑기러기, 큰기러기,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이 찾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FNS에 등재된 국내 철새 이동경로는 천수만, 순천만, 우포늪, 낙동강 하구, 송도갯벌 등 총 16개소다. 대부분 갯벌 생태계가 잘 보존된 서해안과 남해안 지역이다. 울산은 동해안으로 흐르는 하천 습지가 등재된 첫 사례고,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를 가로지르는 도심 하천이 등재된 것도 처음이라고 한다. 

울산시는 지난 2013년 태화강을 중심으로 사이트 등재를 신청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삼호대숲 백로 개체수 조사, 제8회 아시아 버드페어, 철새 서식지 관리자 워크숍, 자연환경조사 등을 통해 유무형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대상지를 외황강·회야호 등으로 확대해 기어이 등재를 이뤄냈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고려아연, 울산환경교육센터 등 지역 기업과 시민단체들도 울산을 찾아오는 철새들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보호구역을 설정해 자발적으로 관리에 나서는 등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주효했다. 

한때 환경오염으로 인해 ‘죽음의 강’으로 불렸던 울산의 하천들이 철새가 다시 찾는 생태의 강으로 변모하고, 이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만으로도 시민들의 자긍심이 되기에 충분하다. 등재 이후에도 울산이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한 마음으로 서식지 관리에 더 많은 관심을 가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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