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북구에 위치한 송정지구 전경.  
 

울산 북구 송정지구 아파트 주민들이 인근에 위치한 축사 악취에 대한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자 26년 전부터 터를 잡고 지내온 농가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악취가 가장 심해지는 여름철을 앞두고 신도시와 축산 농가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해법 마련이 하루속히 필요해 보인다.

16일 북구에 따르면 지난 3월 준공한 송정지구는 호반베르디움, 반도유보라 등 11개 아파트가 들어서 있으며 7,800여세대 1만9,500여명이 거주 중이다.

그리고 인근에는 송정지구가 들어서기 한참 전인 1995년부터 약 1,200㎡ 규모의 축사가 소 100여마리를 키우고 있다.

문제는 축사와 아파트 간의 거리가 멀지 않은 데다, 바로 맞은편에는 박상진역사공원이 인접해 있어 매년 가축분뇨에 따른 악취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2년째 인근 아파트에 거주 중인 A(36)씨는 “아이 데리고 산책할 때나 차를 타고 지나갈 때 창문이나 에어컨으로 소거름 냄새가 코를 찌른다”며 “가끔은 뭘 태우는지 탄내도 같이 나는데 냄새 맡을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아진다”고 불쾌감을 호소했다.

송정지구 주민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축사에서 항상 악취를 풍겨 불편하게 하는데 민원을 넣어도 해답이 쉽지 않다”며 “축사 앞 박상진역사공원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악취저감장치로도 해결안되니 이전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민원건수를 살펴보면 △2019 74건 △2020년 65건 △2021년 9건으로 올해 민원이 적은 이유는 여름철에 악취가 집중되기 때문인데,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당 축사는 2019년 악취배출허용기준인 15배 이상을 초과해 2번의 행정처분을 받은 후 악취 해결을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했다고 설명했다.

축사 관계자에 의하면 그동안 가축분뇨 악취저감에 효과가 있는 농업미생물 2종(광합성균·바실러스균)을 사용하고 있고, 케이지 안의 소의 양을 5마리에서 4마리로 줄였다.

또 분뇨처리용 톱밥 양을 약 30% 이상 증가시켰고, 분뇨 처리 역시 기존에 한 번에 하던 것을 4구역으로 나눠 시간별로 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분뇨 냄새까지 모두 없애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축사 관계자는 ”주민들과 축사는 창과 방패다. 그동안 원가를 높여 여러 가지 악취 저감을 위해 노력을 했고 지난해부터는 기준치 이하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방법이 없다”며 “무엇보다 아파트가 들어오기 전부터 축사가 있었고, 축사 또한 개인사유재산권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만성 민원으로 원주민격인 농가는 소외감과 불만을 느끼고,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생활여건 악화를 우려하지만 북구청에서도 뚜렷한 해답이 없는 실정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위법사항이 없는 축사를 강제로 이전하거나 폐쇄하는 것은 불가하기 때문에 무인악취포집기를 설치해 악취 모니터링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축사 내부 관리밖에 답이 없는 상태다”고 답했다.

이어 “향후 개발제한지역 훼손지 복구사업 등이 있을 경우 축산 농가의 수용 여부 등 다양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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