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무해 물질에 과한 반응 보일때 알레르기 생겨
환경요인·건강상태 따라 발현양상 다르게 나타나
질환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과정서 소음 신경써야

알레르기 질환은 면역체계가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 물질에 대해 과민반응과 그에 동반된 질환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면역체계의 1차적 목표는 미생물 침입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것이다. 알레르기 질환의 발현에 동반되는 면역과정은 두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즉 민감화와 알레르기 반응이다. 침입 미생물의 항원을 인식하고 특정한 항체를 만드는 과정을 민감화라고 한다. 민감화 과정은 새로운 항원이 인체로 침입할 때마다 이루어지며 인체는 다양한 항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인체에 들어오면, 면역에 관여하는 세포들이 미생물의 표면에 있는 특정한 단백질의 구조(항원)를 인식해 침입 미생물에 대한 항체를 생산하도록 한다. 생성된 항체는 침입한 미생물의 단백질 구조에 맞게 결합해 침입한 미생물이 인체 내에서 적절히 파괴될 수 있도록 하며, 민감화 과정동안 T림프구는 미생물 항원에 대한 기억을 계속 가지고 있어서 다음에 동일한 항원을 만나게 되면, 보다 신속하게 반응해 인체를 보호하도록 작동한다. 그러나 민감화 이후 정상적으로 인체에 해가 없는 물질에 대해서도 면역체계가 과민한 염증반응을 나타내게 되는 것을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한다. 일단 알레르기가 생기면 소량이라도 알레르기 항원을 만날 때마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게 되며 그 증상의 정도는 항원의 종류와 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또한 알레르기 질환의 발현과 악화는 알레르기 항원에 노출된 신체부위, 대기오염물질 및 환경소음과 같은 다른 요인의 존재, 그 시점의 건강상태(신체적·정신적)에 따라 달라진다. 최근 환경부지정 울산대학교병원 환경보건센터에서 게재된 국외 SCIE 논문(면역알레르기국제학회지 2021, 182(6))에서는 개인의 비만을 포함한 건강상태가 알레르기 질환의 악화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제시했다. 또한 알레르기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린이 환경소음 노출정도에 대한 조사가 울산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울산대병원 환경보건센터가 2009년부터 수행하고 있는 초등학생 코호트 조사사업 결과에 따르면 울산지역 가정에서 평균적으로 약 12%(9.5%~17.4%)가 시끄러운 주변 환경소음에 어린이들이 노출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소음은 공사장, 교통소음 또는 이웃소음이든 그 소음원과 무관하게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환경문제로 취급되고 있다. 고도의 소음(80dBA 이상)에 따른 주요 건강 영향은 청력계 손상이지만, 그보다 낮은 수준에서도 야간동안에는 수면방해를 통해 그리고 낮 동안에는 성가심을 통해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음의 주요 영향인 성가심은 개인이나 집단이 어떠한 자극요인이나 상황에 의해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됐을 때 이와 관련된 불편한 느낌이다. 성가심은 분노, 두려움, 위협 등으로 인식되고, 이러한 문제를 스스로 조절할 수 없을 때 자유가 제한된다는 느낌과 무기력, 흥분 또는 무방비 등 부정적 감정으로 나타날 수 있다. 만성적으로 강한 성가심을 경험하게 될 때 다양한 질환의 원인 인자로 존재할 수 있다. 소음의 영향은 어린이에게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어린이의 많은 기관들은 빠른 성장과 발달 중에 있으며, 수용수준 이상의 높은 환경소음 노출에 대한 대응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 따라서 어린이는 소음 성가심의 건강영향면에서 취약집단일 수 있다. WHO의 보고서에 의하면 환경 소음에 대해 강한 성가심이 있는 어린이의 경우, 성가심을 보이지 않은 어린이들에 비해 기관지염(3.5배), 호흡기 증상(2.6배), 피부질환(3.1배), 편두통(2.2배) 그리고 우울 경향(3.3배) 등이 상당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소음은 인간에게 필수적인 수면에도 심각하게 영향을 줄 수 있다. 만성적인 수면장애는 잘 알려진 건강 위험이며, 급성 수면장해는 주관적인 삶의 질과 업무수행능력의 질적 및 양적인 면 모두에서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아동기에 수면의 구조와 질은 급격히 변화하므로 어린이들은 소음에 의한 수면장해에 대한 위험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WHO의 보고서에 의하면, 어린이의 소음에 의한 수면장해는 기관지염으로 인한 치료(3.7배), 호흡기 증상(1.9배) 그리고 우울 경향(3.5배) 등의 위험도 증가와 관련성이 있었다. 또한 소음 유발 수면장해를 호소한 어린이들에게서 편두통(2.2배)과 관절 증상(7.3배)이 더 많이 보고됐다.
요약하자면 알레르기 질환은 환경요인과 건강상태에 따라 발현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환경소음관련 스트레스는 중추 신경 계통에서 신경 내분비계를 직접적으로 또는 감정적인 경험(성가심)과 수면장해를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개인별 수용한계를 넘어서는 환경소음 노출은 부적절하고 위험한 신경 내분비 반응으로 이어지고 면역계의 혼란을 초래해 알레르기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질환의 관리과정에서 고려돼야 할 요소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이지호 울산대병원 환경보건센터 부센터장·직업환경의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