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을 빨리 접하고 소비하는 MZ세대
함께 공유하고 협력하는 문화 자연스러워
기업, 디지털 혁신 위해 커뮤니케이션 힘써야

요즘 기업들을 다니면서 담당자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심심치 않게 MZ세대에 대한 이야기가 거론된다. 직장 동료로서 그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는 소비자로서 그들에 대한 고민을 같이 이야기하게 되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은 그들과 같이 일하기 힘들다는 선배 세대들의 한탄이다.
이들은 선배 눈치를 보지 않고, 정시 퇴근을 하기도 하고 팀 회식에 빠지기도 한다. 그리고 보상과 평가에 대해서 명확한 기준과 결과를 공개해 달라고 요구한다. 기성세대들은 사실 이들 때문에 난처하고 당황스러운 상황도 많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생활하는 모습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무엇이 MZ세대들을 다르게 했을까? 이들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키워드는 무엇보다도 ‘디지털’이다. MZ세대는 빠르게 새로운 것들을 접하고 받아들이고 소비해오면서 그것들을 공유해왔다. 이들은 쉽게 연결되고 또 쉽게 흩어진다. 취향이 같고 취미가 같은 사람들과 쉽게 온라인에서 관계를 맺고 함께 나눈다. 이는 그들이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중시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자신의 가치관을 중시하고 나만의 스타일을 뽐내고 공유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리고 나와 다른 가치관에 대해서 비판하고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색깔을 가지고 드러내는 것에 존경을 표한다.
이들은 사회의 이상 현상을 만들어 내거나 빠르게 포착하고, 또 빠르게 그 현상을 따라가면서 트렌드를 만들어 낸다. 그렇지만 또 늘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다. 레트로 그리고 뉴트로의 유행이 그 예시이다. tvN의 응답하라 시리즈의 유행부터, JTBC의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 그리고 ‘온라인 탑골공원’이라고 불리던 SBS의 K-Pop classic까지 이들은 과거의 다양한 콘텐츠에서도 각기 그들의 취향을 드러내고 또 이걸 재해석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며 소비해 낸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런 그들의 이야기가 무엇과 닮아있지 않은가? 몇몇 문장의 주어를 MZ세대 대신 우리 회사로 바꾸어 보겠다.
‘우리 회사는 빠르게 새로운 것들을 접하고 받아들이고 소비해오면서 그것들을 공유해왔다. 우리 회사는 사회의 이상 현상을 만들어 내거나 빠르게 포착하고, 또 빠르게 그 현상을 따라가면서 트렌드를 만들어 낸다’ 바로 많은 기업이 ‘디지털’을 통해서 가고자 하는 방향이다.
그러면 다시 MZ세대로 돌아와서 생각해 보자. 이들은 당당하게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고,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시 퇴근을 하며, 본인의 의지에 따라 회식 참석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회사 생활이 늘 즐겁기만 할까? 혹은 어려움은 없을까? 이들이 겪는 가장 답답했던 순간이라고 하면 ‘그건 예전에 내가 해봐서 아는데…’, ‘우리도 그거 다 검토했었는데…’ 라고 한다. 수평적이고 소위 말하는 티키타카(축구 경기에서 짧은 패스를 빠르게 주고받는 전술, 대화에서 서로 주고받기가 되는 것에 대해서도 티키타카라고 표현한다.)가 되는 커뮤니케이션이 막혔을 때의 좌절감, 이것이 그들이 직장생활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에 하나라고 한다.
그들이 말하는 공정한 평가와 보상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기존에는 탑다운으로 내려오는 평가와 보상을 군말 않고 받아들이는 게 미덕이었다면, MZ세대는 이것이 왜 그런지 정확하게 알고 피드백을 함께 받기를 원한다. 일방적인 스타일의 커뮤니케이션을 싫어하고 밀도와 빈도 있는 소통을 통해서 성장해 나가기를 누구보다 원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직장 상사에 대해서 직설적으로 평가하듯이 본인도 수시로 피드백을 받고 싶어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디지털 혁신에서 걸림돌이 되는 것이 이 ‘커뮤니케이션’이다. 데이터들은 서로 연결되기를 원한다. 정보가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양방향으로 통신이 돼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조직 구성원들이 여기에 참여해서 데이터를 만들어 내고, 소비하고, 재창조하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MZ세대가 원하는 공정한 평가와 보상 그리고 투명성이 바로 여기에서도 필요한 것이다.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데이터를 한 곳에 모으고, 이를 공유하고, 내부에서 그리고 외부와 함께 협력하면서 현상을 파악하고 현상을 예측하고, 현상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데이터 민주화를 위해서는 함께 공유하고 협력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이들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이 우리 기업들이 디지털 혁신을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아닐까? 이것이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하는 MZ세대로 부터 디지털 혁신을 배워야 하는 이유이다.
(김경훈 아마존웹서비스(AWS) 매니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