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중구가 혁신도시에 백화점 대신 오피스텔을 개발하겠다는 ㈜신세계의 폭탄 발표에 이어 울산시의 울산의료원 입지 선정에서도 최종 탈락하자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중구 패싱론’까지 거론되는 분위기다. ▶관련기사 3면
지역구 국회의원인 박성민 의원을 필두로 울산시와 대립각을 벌이면서까지 유치경쟁을 벌여온 ‘도심융합특구’ 지정은 8개월째 진척이 없고, 올초 반짝 등장한 ‘행정복합타운’ 건립 논의도 답보 상태이기 때문이다.
22일 울산시의회 고호근(중구·국민의힘) 의원은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행정복합타운 건립’ 문제를 들고 나왔다.
고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행정수요 증가로 인한 울산시청사 부족 문제가 더는 미룰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면서 “울산혁신도시 내 공공청사 부지에 건립하는 방안이 최선이라고 판단되는데 적극 검토해달라”라고 건의했다.

행정복합타운 건립 문제가 수면 위로 부각된 건 지난 2월 초다. ‘울산시가 1,000억원을 들여 혁신도시 내 공공청사부지(교동 139번지 일원) 3만2,200㎡에 제2청사 신축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거다.
당시 울산시는 “검토 중인 건 제2청사가 아닌 행정복합타운이며 확정된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 특히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시의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로 경제가 파탄 직전인 마당에 1,000억원 짜리 제2청사 건립을 꺼낼 시점이냐”며 즉각 비판했고, 이후 시는 행정복합타운 건립 논의 자체를 중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 의원이 행정복합타운 건립 필요성을 다시 끄집어낸 건, 최근 잇따르는 울산권 개발 호재에서 ‘중구만’ 소외되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고육지책 차원으로 풀이된다.
실제 전날 울산시가 북구 창평동 북부소방서 일대 그린벨트를 울산의료원 건립 최종 입지로 발표한 이후, 중구지역 커뮤니티에는 “혁신도시 또 물 먹었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고, 혁신도시는 뭐 개발한다고 하면 언급만 됐지 되는 건 하나 없는 동네”, “다 뺏기고 남은 건 행정복합타운과 도심융합특구”라는 자조적인 댓글로 도배됐다.
앞서 시는 울산의료원 후보지로 각 구군이 추천한 14곳 중에서 최종 3곳으로 압축했고, 여기에 혁신도시 내 ‘클러스터9부지’와 ‘중구 문화의전당 일대 그린벨트(공원)’ 등 2곳이 반영돼 중구 주민들로선 나름 기대감이 컸는데 막상 북구로 결정되자 그만큼 실망도 컸던 것이다.
더욱이 ㈜신세계가 지난달 28일 “혁신도시 부지는 개발하지 않고 놔두는 게 이익”이라며 백화점도 스타필드형 쇼핑몰도 아닌, 상업시설이 10%에 불과한 오피스텔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받은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울산의료원 입지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중구 패싱론’까지 등장했다.

중구는 도심융합특구 지정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현재로선 국토교통부가 주도하는 ‘도심융합특구’ 지정 가능성도 낙관하기 어려워보인다.
당초 국토부 계획대로라면 늦어도 올 상반기에는 광역시도에 대한 도심융합특구 지정이 마무리됐어야 하지만, 울산과 부산은 지자체간 유치경쟁 구도가 형성되면서 언제 지정될 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주 국토부와 지자체간 협의가 예정돼있었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잠정 연기됐다.
도심융합특구 사업 시행의 근거인 ‘도심융합특구 조성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안’ 역시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이 대표발의한 가운데 울산에선 서범수·박성민 두 의원이 참여했지만, 대선정국으로 전환되는 시점인 점을 감안하면 현 정권 임기 중 법안통과가 가능할지조차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도심융합특구 지정을 놓고 유치 경쟁을 벌였던 북구의 경우, 오는 10월 개통하는 동해남부선(부산~태화강역) 노선이 송정역까지 연장운영되기로 확정된데다, 송정역엔 환승센터가 조성되고, 100m 거리의 그린벨트는 울산의료원 건립 입지로 잇따라 결정돼 중구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울산시가 도심융합특구 제1후보지로 선정한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 일대 153만㎡도 오는 2025년까지 9,050억원이 투입된 가운데 인구 2만8,000명이 머무는 자족형 신도심 조성이 민관 공동투자사업으로 추진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역균형발전을 고려할 때 중구 혁신도시부지에 행정복합타운과 행복주택을 건립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여겨지지만 문제는 시점이어서 시로서도 고민이 크다”며 “행정복합타운은 제2청사로 잘 못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의 저항이 너무 큰데다 투입예산도 막대해 현재로선 논의를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