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등 선거 일정이 다가오면서 울산지역사회가 ‘공직선거법 위반’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근 지자체의 관행적인 ‘홍보활동’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위축되는 분위기인데, 선관위 측은 “선거를 앞두고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2일 울산시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여름휴가를 울산에서 보내달라’는 내용의 영상을 울산시 공식 유튜브에 게재했다가 삭제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30초 이내의 영상은 송철호 울산시장이 직접 ‘여름휴가를 울산에서 보내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이다. 지난달 29일 송 시장이 직접 발표한 ‘휴가철 코로나19 대시민 방역홍보 담화문’과 같은 취지의 내용이다.
울산시는 이 영상을 별도로 촬영해 제작했고,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했다. 이를 확인한 울산시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 위반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삭제하라’는 입장을 밝혔고, 울산시는 곧바로 영상을 삭제했다.
울산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영상을 ‘광고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제86조 7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소관 사무나 그 밖의 명목 여하를 불문하고 방송·신문·잡지나 그 밖의 광고에 출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시 선관위 측은 “담화문을 발표할 당시의 영상이 아니라 별도로 촬영한 영상인데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캠페인 성향이 있다고는 하지만 ‘광고’의 하나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송철호 시장의 영상을 시작으로 구·군의 ‘릴레이’ 형식 캠페인을 진행하려 했으나, 이같은 선관위의 유권해석으로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울주군도 최근 ‘사랑의 헌혈 운동’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하려다 중단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혈액 수급난이 심화되자 울주군은 지난달 30일 군청 1층 주차장에서 ‘사랑의 헌혈 운동’을 진행했다. 울주군은 이선호 울주군수가 이동식 헌혈 차량 앞에서 대한적십자사 울산혈액원 관계자들과 함께 헌혈에 동참해달라는 손팻말을 들고 촬영한 사진을 보도자료 사진으로 제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울주군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사진을 제공하지 못했다.
울주군은 2019년 제정된 ‘울주군 헌혈 및 장기 등 기증등록 장려에 관한 조례’에 따라 울주군수의 책무가 규정돼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지만, 울주군 선관위 측은 군수의 ‘업적홍보’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선거법 제86조 5항에는 ‘지자체의 사업계획·추진실적 그 밖에 지자체의 활동상황을 알리기 위한 홍보물을 분기별 1종 1회를 초과하면 안 된다’(홈페이지·유튜브 등 제외)고 명시돼 있는데, 헌혈 독려를 여기서 규정하는 ‘업적홍보’, 언론사에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홍보물’로 본 것이다.
군 선관위 측은 “선거법에 규정된 ‘홍보물’은 매체를 구분하지 않고, 관련 판례 등에 따라 보도자료를 ‘홍보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지자체 공무원들이 헌혈에 동참했다는 내용을 알리더라도 지자체장이 찍힌 사진을 제공하는 것은 업적홍보로 보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울주군청 ‘해뜨미 씨름단’ 선수들의 모습은 울주군 공식 인스타그램·페이스북에 게시되지 못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실업팀 선수들을 지자체 소속 직원으로 보고 이들의 성과도 지자체장의 ‘업적홍보’로 홍보물 제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선관위 측의 설명이다.

지자체에서는 홍보활동의 과도한 제한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선관위 측은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한 것이란 입장이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SNS 활용 등 여건이 많이 변화되는 상황에서 선거법 위반 여부를 명확하게 판가름하기 어렵고, 문구와 사진, 사안의 경위 등 여러 사정을 따져보며 사례별로 하나하나 판단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지자체에도 최대한 선관위에 문의하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 문의를 받아 유권해석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 보다 엄격한 잣대로 판단할 수밖에 없고, 이는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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