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화리 강변그린빌 앞 사거리 ‘굴화초 방면’ 왕복 2차로 출근길 정체 심각
수년전부터 도로 확장·개선 요구 민원 잇따라…郡 ‘3m씩 3차로’ 확장 검토
녹지공간으로 이동해 2m 통학로 유지 불구 인근 아파트에 ‘사업반대’ 유인물
김시욱 군의원 “왜곡 안타까워…통학로 안전·원활한 교통흐름 위한 사업”

 

   
 
  ▲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 굴화초등학교에서 울밀로 강변그린빌 앞 사거리까지 이어지는 도로. 울주군은 사진 왼편의 보행로를 상가 방면 녹지공간으로 이동하고 현재 왕복 2차로인 도로를 왕복 3차로로 확장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울산 울주군이 출근길 교통지옥을 겪고 있는 범서읍의 한 도로를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민 수백여명이 요구한 이 사업을 두고 ‘어린이 통학로 안전을 위협한다’는 거짓 내용이 담긴 전단지가 일대에 나붙는 촌극이 빚어졌다.

4일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 강변그린빌 앞 사거리에서 굴화초등학교 방면. 왕복 2차로인 이 도로는 출근길이면 교통지옥으로 변한다. 굴화주공아파트 등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된 주거지역에서 울밀로로 빠져나오는 차로가 하나뿐인 탓에 출근 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이다. 신호를 받아야 하는 직진이나 좌회전은 물론, 남구 방면의 우회전 차량들도 모두 1개 차로를 이용해야만 한다. 방향이 다른 차들이 뒤섞여 있다 보니 우회전 차량도 덩달아 직진·좌회전 신호를 기다려야 하고, 정작 신호가 바뀌면 사거리를 벗어날 수 있는 차량이 한정돼 병목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이곳의 상습정체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민원은 수년 전부터 꾸준히 이어졌지만, 양옆으로 이미 상가가 들어선 도로를 손 볼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해법은 의외의 상황에서 나왔다. 지난해 도시계획시설 일몰제 덕분에 한쪽편의 보행로와 상가 사이 ‘녹지’가 ‘도로’로 편입되면서 공간 확보가 가능해진 것이다.
지난 6월 이 일대 주민 200여명이 도로 확장·개선을 요구하는 민원을 재차 제기했고, 울주군은 도로 확장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 울산 울주군이 검토 중인 범서읍 굴화리 도로 확장 계획 조감도. (울주군 제공)  
 

울주군은 이 일대 길이 86.5m 구간의 기존 왕복 2차로 도로를 폭 3m씩 3차로로 확장할 수 있다고 봤다. 굴화초 방면으로 들어오는 도로는 1개 차로를 유지하고, 반대로 울밀로 방면으로 나가는 도로는 직진·좌회전 차로 1개, 우회전 전용차로 1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보행로는 기존 녹지 공간으로 이동해 상가와 맞닿게 하되, 폭은 지금의 2m를 유지할 예정이다.
기존 도로와 보행로가 상가 진출입로보다 약 80㎝가량 낮은 점을 감안해, 이동·신설되는 보행로는 상가 진출입로만큼 높여 조성할 계획이다. 보행자 안전을 위해 안전 난간도 설치된다.
현재 인근 상가들은 당초 시유지인 녹지 공간에 무단으로 계단을 설치해 진출입로로 이용하고 있는데, 이같은 불법을 양성화하고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도로와 보행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계획인 셈이다.

   
 
  ▲ 강변그린빌 앞 사거리에서 굴화초 방면 왕복 2차선에서 3차선 확장 계획  
 

울주군은 이 계획안에 대해 경찰과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진영국토관리사무소 등 관련 기관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2,000여만원을 확보해 연말까지 설계를 완료하고, 약 1억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사업비는 내년도 당초예산으로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설계 과정에서 오는 11월에는 주민설명회도 열 계획 중이었다.

그런데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추진되던 이 사업이 첫발도 제대로 떼지 못한 채 웃지 못할 상황을 맞았다. 최근 인근 대단지 아파트에 ‘긴급알림’이라며 이 사업을 반대하는 내용의 유인물이 집집마다 붙은 것이다. ‘울주군이 주민들의 동의나 설명회도 없이 추진하는 이 사업으로 보행로 폭이 줄어들어 어린이들의 통학 안전을 위협하고 아파트 선호도하 떨어질 것’이라는 내용이다.

최근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 일대에 붙은 유인물. (김시욱 울주군의원 제공)

이같은 유인물을 본 주민들이 울주군과 지역구 군의원에까지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민원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김시욱 의원은 SNS에 ‘우리 동네 가짜뉴스 바로잡습니다’라는 글까지 게재했다.
김시욱 의원은 “아이들의 통학로 안전과 원활한 교통흐름 등을 위해 마을 이장님과 주민분들이 희망하고, 관계 공무원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는 사업”이라며 “사업의 취지 등을 왜곡하는 ‘가짜뉴스’가 퍼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관계 기관 협의를 통해 최대한 안전이 확보될 수 있는 방안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내년에 본격적으로 공사를 진행할 때도, 기존 보행로를 유지하면서 신규 보행로를 우선 설치해 어린이들의 통학로 등 보행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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