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민자 추진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지난주 선도사업 선정을 선물주듯 해놓고 곧바로 뒤통수를 때렸다. 광역철도 이야기다. 정부는 울산~양산~부산을 1시간 생활권으로 잇는 광역철도 건설 사업을 국가 재정사업이 아닌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운을 뗐다. 민자 운운하기 불과 하루전까지 아무 내색을 하지 않던 정부가 민자 운운하는 상황은 당혹스럽다. 울산은 물론 부산, 경남도 역시 날벼락을 맞은 분위기다.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면 오는 2029년으로 예정된 완공시기가 좀 더 앞당겨질 순 있지만, 시민 이용료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지역균형발전 비용을 비수도권 국민이 부담해야한다는 측면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한마디로 지역 홀대다. 무엇보다 국책사업의 민자전환은 다양한 검토와 고민이 필요한 일이다. 내용을 좀더 들여다 보자.
정부는 지난주 재정운용전략위원회를 통해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서 비수도권 광역철도 선도사업으로 선정된 5개 사업을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민자 추진을 구상하는 정부는 이용자 사용료와 정부 지급 시설임대료 두 가지 방식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혼합형 민자방식(BTO+BTL)을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풀어서 말하면 당장 돈을 들이지 않고 생색은 정부가 내겠다는 의도다. 정부가 시혜를 베풀 듯 선도사업으로 선정한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는 부산 노포~양산 웅상~울산 무거~KTX울산역을 잇는 총연장 50㎞ 규모다.
2029년 완료 예정으로 총사업비 1조631억원이 투입된다. 이 노선은 부산도시철도 1호선과 정관선, 양산도시철도, 울산도시철도 1호선, 경부고속철도 울산역 등 각 시·도 도시철도와 주요 거점을 연결한다. 동남권 교통망을 완전히 바꿔놓을 중요한 사업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선도사업 지정으로 사전타당성 조사와 예비타당성 조사 등 후속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된다는 점은 고무적이었다. 그런데 불과 하루만에 민자사업 추진 방안 검토라는 정부 발표가 나왔다.
민자투자는 투자 기업의 이윤창출을 전제로 하는 사업이다. 당연히 울산과 부산 경남지역민들의 이용료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민자추진은 장기적으로 적자보존을 지자체가 떠안아야하는 문제까지 고려해야한다. 이런식의 결정은 지역민들의 저항에 직면할 수 있는 사안이다. 가뜩이나 지역 홀대 이야기가 나오는 마당에 선심쓰듯 발표해놓고 뒤통수를 치는 일은 거둬야 한다. 전액 국비 추진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