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주 울산 남구 소상공인진흥과장

남구, 소상공인에 희망 줄 장·단기 정책 추진
대규모 점포와 경쟁 가능한 골목상권 만들어
울산상권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 구축해야

벼랑 끝 소상공인이 폭우 속에 거리로 뛰쳐나왔다. 지난달 중순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상복을 연상케 하는 검은 옷차림의 소상공인 200여명이 정부를 향해 절규했다. 거리두기가 또 연장되고, 식당·카페 영업시간이 더 단축되자 참았던 분노가 터져 나온 것이다. 폐업 위기에 몰려 물러날 데 없는 그들의 처지에 마음이 울컥했다. 
울산 남구는 7월에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소상공인진흥과를 만들었다. 신설 부서 과장 발령을 받고 부담이 컸지만 이 자리가 어쩌면 30년 공직생활 중 가장 보람 있는 보직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명감도 밀려왔다. 
남구의 소상공인 업체는 전체 사업체 3만1,858개(2019년)의 79%인 2만5,214개다. 소상공인은 지역경제의 모세혈관 역할을 하는 골목상권의 뿌리지만 빈번한 창·폐업, 소비패턴 변화, 고정비용 증가 등으로 갈수록 경영난에 시달린다. 코로나19가 초래한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악화가 가장 큰 문제다. 작년 4분기 소상공인 매출은 전년의 70%에 불과하고, 폐업점포가 전국에서 하루 1,000개꼴로 속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소상공인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창업지원에서부터 혁신성장·시설개선, 경영역량 강화, 업종전환·재창업 등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로 실효성 있는 지원에 애쓰고 있지만 소상공인이 앞날에 희망을 갖고 다시 뛰도록 ‘장단(長短)’을 맞춰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상공인 업무 최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남구는, 또 나는 어떻게 장단을 맞춰줘야 그들의 어려움을 덜고 다시 희망을 갖고 뛰게 할 수 있을까. 당장은 소상공인이 변화를 직접 느끼는 체감 지원, 장기적으로는 상권활성화 정책이어야 하는 게 아닐까. 
먼저 단기적으로는 성장역량 강화에 장단을 맞춰야 한다. 남구는 5월부터 코로나19 위기대응 민관합동TF팀을 운영하며 소상공인 고충 해결방안을 찾는 한편, 경영안정자금과 자녀장학금 지원, 식당 입식좌석 개선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가이드북 제작, 안심콜 출입관리서비스 등도 예정돼 있다. 성장역량을 키우는 경영컨설팅도 107곳을 대상으로 추진 중이고, 상인회 주도의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공모전도 구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맞춰야 할 장단도 있다. 무거현대시장과 수암회수산시장을 울산최초 골목형상점가로 지정한 게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온누리상품권 가맹 및 시설개선 등에서 소외됐던 소상공인 지원이 가능해졌다. 나아가서는 삼호곱창거리와 공예거리, 공업탑 일원을 특화거리로 만들어 골목상권이 활기를 띨 수 있게 해야 한다. 
‘권역별 상권분석 및 소상공인 실태조사’와 ‘국가정원 연계 삼호무거권 상권활성화’ 용역이 실제 효과를 내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삼호무거권 활성화를 통해 국가정원과 철새마을, 공예거리, 곱창거리, 궁거랑, 바보디자인거리로 이어지는 상권을 벨트화해 활성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곱창거리 일원은 삼호주공 재건축, 무거옥동·무거삼호지구 도시개발에 따른 상권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또, 신정권역은 국가정원과 신정시장 상권과 연계해야 한다. 울산시가 남산로변 주유소를 매입한 터에 식물원과 정원지원센터가 들어서고 국가정원과 남산을 잇는 전망대와 이동수단이 확보되면 남산전망대에서 솔마루길을 따라 동굴피아, 정원지원센터, 철새홍보관, 공예거리, 곱창거리로 이어지는 트레킹코스를 통해 신정~삼호무거 권역을 이을 수 있다. 신정권역에서의 신정시장 및 주변 상점가 상권르네상스 공모사업과 문수삼산권·수암야음권 등의 상권 활성화도 미룰 수 없다. 
관광활성화도 지역상권 발전을 위한 좋은 전략이다. 태화강과 떼까마귀·백로, 장생포 고래, 한국 근대화 상징인 기공식기념비와 공업탑 등 남구만의 가치에 스토리를 입혀 차별화된 관광산업으로 나가야 한다. 
코로나19 이후의 변화에 대비하고 비전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도 장기적 장단 중 하나다. 남구가 산업구조 다변화, 서비스산업 육성, 유통구조 개선을 골자로 추진 중인 ‘미래발전 전략수립 용역’에 따른 소상공인 정책으로 대규모 점포와 경쟁가능한 골목상권을 만들고, 이것이 다시 울산상권으로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서동욱 구청장이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코로나19 이후 변화에 대처할 TF팀과 스터디그룹에도 기대가 크다. 
소상공인에게 추임새를 넣고 장단을 맞추는 고수(敲手)의 역할은 소상공인진흥과를 포함한 우리 모든 공직자의 몫이 아니겠는가. 

공은주 울산 남구 소상공인진흥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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