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4년·나머지 6명은 집유·벌금형…원장, 벌금 7,000만원
재판부 “자신들 책무 잊고 아동학대·방조…최소한의 노력 없었다”
학대 피해 아동 부모 “검찰 구형보다 낮은 선고 실망…항소할 것”
3살 난 아이가 토할 때까지 억지로 물을 먹이는 등 상습적으로 아동학대를 일삼은 울산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보육교사에게 1심 재판부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2021년 1월 25일자, 5월 25일·26일자, 6월 3일·17일자, 7월 16일자·8월 13일자 등 보도)
울산지법 형사8단독(판사 정현수)은 9일 아동학대범죄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2·여)씨에게 이같이 판결했다.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도 선고했다.
A씨는 3살(만 1세) 아동에게 13분 동안 물 7컵을 억지로 마시게 하고, 다른 아동이나 교사가 남긴 음식을 강제로 먹이는 등 300여차례에 걸쳐 아동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기저귀를 벗긴 채 남아와 여아를 서로 마주보게 하는 등 성적으로 학대하기도 하고, 아동에게 다른 아동을 때리도록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은 식사 지도 교육이나 훈육이라고 볼 수 없는 가해 목적의 범행으로 판단된다”며 “피해 아동들을 자신과 동등한 존엄한 인격체라고는 도저히 생각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 어린이집 원장 B(54·여)씨에 대해서 벌금 7,000만원이 선고됐다. 검찰이 구형한 5,500만원을 넘어선 선고형이다.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 2019년 9월과 10월 2개월 동안 이 어린이집에서는 만 0~3세 아동 49명에 대해 총 800건에 달하는 아동학대·방조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재판부는 이같이 대규모 범행이 공공연하게 일어난 데는 관리·감독권자인 원장 B씨의 책임이 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CCTV를 주의해 모니터링하거나 아동학대행위가 빈발했던 식사시간이라도 보육실을 잠깐이나마 확인했다면 이 사건과 같은 만연하고 상시적인 아동학대가 충분히 중단될 수 있었다고 보이는데도 최소한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면서 “아동학대 관련 자체교육은 교육청 점검 등을 위해 형식적으로 실시하는 데 그쳤고, B씨가 CCTV·교실 등을 둘러보며 지적한 것은 청소 등에 한정됐으며, 피고인이 잔반을 줄이라고 한 지시가 이 사건 범행의 한 원인이 됐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아동복지법의 양벌규정은 아동학대가 교육기관의 운영방식과 실질적인 감독, 관리 등 구조적 차원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를 종합하면 처단형의 상한에 가까운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동복지법 양벌규정에 따라 원장에게는 한 행위에 최고 벌금 5,000만원, 다수 행위의 경우 최고 7,500만원까지 선고할 수 있다.
이외 보육교사 3명은 징역 1~2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아동관련 기관 취업제한 7~10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다른 보육교사 4명은 징역 8월~1년에 집행유예 2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사회봉사 80시간, 아동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을 선고받았으며, 나머지 2명은 벌금 200만~300만원,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관련 기관 취업제한 2~3년이 선고됐다. 이 중 1명은 당초 검찰이 벌금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가 그보다 무거운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국공립 어린이집은 운영·관리 등이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선호도와 신뢰도가 높은데도 피고인들은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인 자신들의 책무를 잊은 채 다른 보육교사들의 아동행위를 신고하지 않은 것에서 나아가 상시적으로 다른 피고인들의 아동학대를 방조하고 본인들의 아동학대를 일삼았다”며 “2019년 9월과 10월 한정된 기간 동안 저지른 범행 횟수만 해도 매우 많은데 이외 기간에도 아동학대가 벌어졌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피해자들이 어리고 언어적 의사소통이 미흡해 피해를 호소할 능력, 저항능력, 자기보호능력이 없는 영유아들이고, 다른 동료 피고인들이 늘 범행을 방조 또는 묵인해 별다른 거리낌 없이 상시적으로 학대를 일삼은 것으로 보인다”며 “보육교사 대부분이 범행에 가담한 전례를 찾기 어려운 범행으로 피고인들의 죄책은 무겁고, 피해자나 그 가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선고에 대해 한 학대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당초 검찰 구형도 낮다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낮은 선고형이 실망스럽다”면서 “검찰에 항소를 요청하는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