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대 공과대학 의공학전공 ‘메타버스’ 강의 참관기
온라인 수업 플랫폼 ‘게더타운’ 내 강의실·강당 등 꾸며
조별 모임 장소·공유칠판 등 있어 다양한 소통도 가능
시범 시행 후 과목수 확대…“흥미·학습효과 제고 기대”

 

메타버스를 접목한 온라인 수업 플랫폼인 ‘게더타운(Gather Town)’ 서비스 내 강의실.

 

16일 오후 4시 울산대학교 공과대학 의공학전공 ‘인체해부생리학Ⅱ’ 강의실. 학생들은 빈자리를 찾아 자유롭게 앉았다. 교수는 일찌감치 강의실에 들어와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학생들은 강의실을 벗어나 다른 공간에서도 여러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강의실 옆에는 조별 모임 장소나 공유칠판 등이 마련돼 있어 다양한 소통이 가능했다. 이 모든 공간들은 교수가 학생들을 생각하며 구축한 것이었다. 강의는 학생 30여명이 출석한 가운데 2시간가량 진행됐다.

그런데 이날 교수와 학생들은 실제로 직접 만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라 비대면 수업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강의실은 ‘메타버스’(Metaverse)를 접목한 온라인 수업 플랫폼인 ‘게더타운’(Gather Town) 서비스 공간이었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합쳐진 말로, 즉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 또는 확장된 가상세계로 이해된다.

‘게더타운(Gather Town)’ 서비스 캐릭터 설정 화면.

 

 

메타버스를 접목한 온라인 수업 플랫폼인 ‘게더타운(Gather Town)’ 서비스 내 강의실.
메타버스를 접목한 온라인 수업 플랫폼인 ‘게더타운(Gather Town)’ 서비스 내 강의실.
메타버스를 접목한 온라인 수업 플랫폼인 ‘게더타운(Gather Town)’ 서비스 화면.

기자도 이날 수강생 자격으로 참관했다. 우선 게더타운 서비스에 접속해 자신을 대표할 캐릭터(아바타)를 만들었다. 얼굴 생김새부터 피부 색깔, 머리 스타일, 옷, 액세서리까지 정하고 나니 광장 같은 화면이 나왔다. 이 공간은 각 교수 강의실과 정수기, 휴게실, 도서관, 방명록, 강당 등으로 꾸며져 있었다. 키보드 방향키나 마우스로 캐릭터를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었다. 특정 공간을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기자를 대신한 캐릭터가 두발로 걸어가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어 실제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기분이었다.

이처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속 2학기 개강한 대학들이 메타버스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울산대는 이번 2학기부터 국내 대학 중 최초로 정규강의에서 메타버스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시범운영에 국어국문학과, 경영학부, 스포츠과학부, 스페인중남미학과, 서양화과, 산업경영공학부 등 교수 14명이 참여하고 있다.

23과목에 수강생 703명이 신청 가능한데, 시범 시행 후 과목수는 확대될 예정이다.

메타버스 강의를 참여하고 있는 대학생 A씨는 “게더타운의 경우 줌(ZOOM)처럼 상대방 얼굴도 화면으로 볼 수 있어 더 가상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편했다”며 “교수와 학생 간 유대감은 물론 학습 집중도도 일반 비대면 강의보다 더 높다”고 전했다.

울산대 관계자는 “최근 이슈 되고 있는 메타버스 활용한 실시간 화상수업을 적용해 수업참여 흥미와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비대면 수업 방식 제공이 필요하다”며 “메타버스 도입을 통해 교수자와 학생에게 최신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대학 이미지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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