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훈 롯데지주 상무

“1초, 찰나의 순간이 세상 바꿔”…낭비할 시간 없어
목표와 행복 위해 시간 ‘소비’하지 말고 ‘사용’해야
시간을 재료로 ‘나’란 작품 완성해 후회 남기지 않길

 

시계장인 이야기가 하나 있다. 한평생 시계만을 만들어 온 한 시계장인. 노쇠한 그는 자신의 기량과 혼을 담아 마지막 시계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마침내 시계를 완성한 그는 그것을 아들에게 선물로 줬다. 그 눈부신 시계를 받아 든 아들은 시침은 구리로, 분침은 은으로, 초침은 금으로 된 것을 보고 이상히 여기고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 초침이 아닌 시침이 금으로 돼야 하지 않을까요” 이어 돌아온 아버지의 대답. “초가 흐르지 않는 시간이 있느냐. 지금 작은 초가 흘러야 큰 시간이 흐른단다. 1초, 찰나의 순간이 세상을 바꾸게 한다는 것을 잊지 말거라.” 
그렇다. 이처럼 순간은 중요하다. 이 순간에도 많은 생명이 세상을 떠나거나, 새로 태어나는 것처럼 1초와 같은 찰나에 생사를 오갈 정도의 수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순간은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이러한 순간과 같은 짧은 시간이 무한히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별 생각없이 주어진 시간을 낭비하면서도 시간이 없다고 핑계를 대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이는 킬링타임(killing time: 시간 때우기)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퍼져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SNS 등 흥미로운 컨텐츠가 쏟아지는 요즘, 주어진 시간을 그저 때우기에 너무나 좋은 세상이 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킬링타임은 말 그대로 시간을 쓰고도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유튜브 영상을 보면 즐겁기도 하고 간혹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그렇게 영상을 몇 시간씩 보고 나면 사실 지식이나 감동의 형태로 남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다 얻은 것 없이 시간만 소모한 내 자신을 발견한 순간, 오히려 우울한 기분까지 든다. 
그러나 우리에겐 이렇게 낭비할 만큼 시간이 많지 않다. 때문에 우리가 아는 위대한 위인들은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 우리가 잘 아는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모든 일에 시간을 정해놓고 정확히 행동으로 옮긴 것으로 유명했고,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명인 벤저민 프랭클린도 수첩에 하루 일정을 적어놓고 지키지 못한 것이 있으면 점을 찍어 표시하며 시간을 관리해 지금도 ‘프랭클린 다이어리’로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을 주고 있다. 그들은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목표를 향해 한걸음씩 다가갈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목표에서 현재 자신의 수준이 얼마나 와 있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가늠할 수 있었다. 
1970년대 미국, 열일곱의 한 소년도 그랬다. 그는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지금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라 혼란스러워 했지만, 매일 아침 거울 속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만일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할 것인가?” 질문의 답은 대학 자퇴. 
이후 그는 좋아하는 과목을 몰래 청강하기도 했으며, 사과농장에서 근무하며 히피들과 어울리기도 했다. 그리고 인도로 히말라야 여행도 떠났다.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젊은 시절을 보낸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취미로 만든 회로기판을 보고 전율에 휩싸인 그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영업한 결과, 50개의 첫 거래 실적을 올렸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이 사업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매일 삶의 마지막 날처럼!” 그는 자신의 좌우명처럼 시간을 허투로 쓰지 않고 정진했다. 시간이 흘러, 그는 대학 중퇴자인데도 불구하고 스탠포드대의 졸업식 축사 자리에 섰다. “Stay foolish, stay hungry!” 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전진하라, 바로 그 유명한 스티브잡스가 남긴 말이다. 
이제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내일은 또 온다며 지금을 내버려둘 것인가. 매일 삶의 마지막처럼 치열하게 나아갈 것인가. 돈처럼 더 벌 수도 없고 얼마나 남았는지도 알 수 없는 게 시간이다. 다만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때문에 우리의 목표를 위해, 그리고 행복을 위해 시간을 소비하지 말고 사용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용시(用時)다. 시간이라는 재료로 비로소 ‘나’라는 작품을 완성시킨다면, 그때는 시간을 초월해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더라도 후회가 없는 삶으로 남지 않겠는가. 
췌장암 투병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던 스티브잡스가 말했다. 
“무덤에서 부자가 되는 것보다 오늘도 놀라운 일을 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감동훈 롯데지주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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