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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칼럼] 인간, 기술 그리고 디자인 냉장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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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차중 UNIST 디자인학과 교수
  • 승인 2021.10.1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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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중 UNIST 디자인학과 교수

기원전 1800년대, 자연적 생성  ‘얼음’ 가져와 음식 보관
전기 냉장고, 물의 증발 통한 냉장…에어컨과 같은 원리
20세기 초부터 산업용에서 가정으로 보급되기 시작해

와인·화장품 냉장고 등 사용자 요구 따라 기능 세분화
백색가전에서 벗어나 가구처럼 인식 인테리어로 활용

추억 속에 등장하는 냉장고는 사실 그 기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냉장고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얼음저장고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1800년대 인류문명의 4대 발상지 중 하나인 유프라테스강 지역에서 시작됐다.
 차가운 음식을 마시기 위해 먼 곳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얼음을 가져와서 보관했다는 기록이 있다. 중국 전국시대의 예기에도 겨울에 얼음을 저장했다가 여름에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당시 얼음은 매우 귀한 물건이라 빙고에 넣어두고 국가가 관리하며 왕과 제후, 고위관리들에게만 허락됐다고 한다. 
유럽에서도 오래 전부터 스위스 산악지대에서 가져온 눈을 뭉쳐 벽 사이에 넣고 짚이나 흙으로 단열처리를 한 저장고를 만들어 와인이나 치즈를 보관했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날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냉동실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얼음은 고대 로마에서도 황제와 귀족들만을 위한 사치품이었다고 한다. 
19세기 중엽에 매서운 추위로 유명한 미국의 뉴잉글랜드 지방에서는 얼어붙은 호수의 얼음을 잘라 배에 실어 인도나 호주와 같은 더운 나라로 수출하는 사업이 번성했다고 하니 전기냉장고가 발명되기 이전까지 얼음은 여전히 귀하고 비싼 물건이었던 것이다. 
오늘날의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냉장고는 인류가 오래 전부터 사용해온 물의 증발을 통한 냉장의 원리를 기계적 전기적으로 옮긴 것이다. 냉장고는 히트 펌프을 통해 액체를 빠르게 증발시켜 실내의 열을 실외로 빠르게 옮겨 차갑게 만든다. 빠르게 팽창하는 증기는 운동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인접 지역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끌어와 에너지를 잃고 더 차가워지는 원리인 것이다. 
에어컨을 최초로 개발한 미국의 윌리스 캐리어(Willis Carrier)도 사실은 이미 개발된 기계식 냉장고의 원리를 에어컨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에어컨은 냉장고에 문을 없애고 열 교환이 냉장고 뒤쪽이 아니라 집 바깥에서 일어나게 하는 것만 차이가 있는 것이다. 

1748년 액체가 기체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열을 흡수하는 원리를 이용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의 윌리엄 컬렌(William Cullen)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인공 얼음을 만드는 실험을 통해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1805년 올리버 에반스(Oliver Evans)가 최초의 기계식 냉장고를 설계했지만, 1834년이 돼서야 제이콥 퍼킨스(Jacob Perkins)에 의해 실제로 작동되는 최초의 기계식 냉장고가 특허를 받게 된다. 
1851년 영국인 제임스 해리슨(James Harrison)이 기계식 공기압축기를 장착한 산업용 냉장고를 선보이면서 최초의 압축식 냉장고가 등장했다. 이 냉장고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맥주양조장과 육가공업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1913년 미국인 프레드 울프(Fred Wolf)가 최초의 전기 가정용 냉장고를 발명했지만, 1925년이 돼서야 제너럴일렉트릭사에 의해 가정용 냉장고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20세기 초부터 급격한 인구증가와 농수산 축산업의 발달 그리고 도로와 교통수단의 발달로 냉장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산업용으로 주로 사용됐던 것이 이제는 가정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부터 20세기 중반까지의 모든 냉장고는 암모니아와 같은 독성가스가 냉매로 사용됐다. 그때까지 많은 가스 누출로 인한 치명적인 사고를 경험하면서 미국은 안전한 프레온가스를 개발하게 됐고 경제적이고 안전한 프레온가스로 냉장고의 생산과 수요가 급증하게 됐지만, 결국 오존층을 파괴하는 주범이 되면서 프레온가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이제는 대체 냉매가 냉장고에 사용되고 있다. 
오늘날의 냉장고는 기술의 냉장·냉동기술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지만 냉장을 요구하는 다양한 제품들과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로 인해 냉장고는 기능적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예전처럼 음식을 넣어두는 냉장고뿐만 아니라 이제는 김치 냉장고, 와인 냉장고, 화장품 냉장고, 쌀 냉장고, 생선 냉장고도 구입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냉장고들 간의 차이점은 사이즈와 형태뿐만 아니라 최적의 보관 온도 유지에 있다. 예를 들면, 와인냉장고는 최상을 맛을 유지하는 온도 즉, 화이트와인 5~8도, 레드와인 13~18도를 유지하게 해주고, 화장품냉장고는 온도가 기존 냉장고처럼 낮으면 화장품의 유분과 수분이 분리될 수 있어 항상 12~19도를 유지해 주게끔 설계돼 있다. 
국내에서는 외교관들이 귀국 시 가져오거나 미군부대 PX를 통해 미제 냉장고가 암암리에 유통되기 시작했다. 그 당시 외제 냉장고는 너무 비싸 서민들은 꿈도 꿀 수 없을 정도의 사치품이었다. 
그러던 중 1965년 금성사가 국내 최초로 눈표냉장고를 출시하면서 냉장고의 대중화가 시작됐다. 이후 1970년대 중반 대한전선과 삼성전자도 냉장고 시장에 뛰어들었고, 1968년 이때까지만 해도 냉장고 보급률은 600가구당 1대였고, 1980년대말이 돼서야 대부분의 가정에 냉장고는 필수품이 됐다. 
2013년에 가구당 평균 2대의 냉장고(김치냉장고 포함)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하니 좁디좁은 아파트에 사는 한국인들에겐 정말 애증의 가전제품인 것 같다. 1996년 삼성전자는 ‘독립만세 냉장고’라는 별칭을 가진 냉장실과 냉동실의 냉각을 별도로 가능케 하는 독립냉각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한 냉장고를 출시해 음식물들을 더욱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의 영향으로 냉장고는 백색가전의 대표 가전제품으로 모두 하얀색으로 시판됐지만, 2000년대 이후 소재와 인쇄기법의 다양화로 인해 이제는 오히려 흰색 냉장고를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특히, 한국에서는 거실 구석에 놓인 스탠드형 에어컨처럼 냉장고도 손님이 집에 올 때면 주방 쪽 시선에 제일 먼저 들어오는 것이라 가전보다는 가구처럼 인식돼 에어컨처럼 인테리어 가구로도 그 기능을 하고 있다. 
 

김차중 UNIST 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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