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태화강, 모두 함께 쓰는 나의 것·너의 것
‘공유재산’으로 자유롭게 걷고 뛰고 누릴 수 있어
자연환경·복지 등 누리는 ‘큰 부자’로 살아가기를
지난 가을에 울산교 주변에서 향수콘서트가 있었습니다. 해마다 하는 행사 같은데요, 울산교에는 추억의 사진을 전시해 오갈 때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제가 위치한 절이 강변이어서 매일 아침마다 산책 삼아 울산교를 너머 국가정원까지 다녀오곤 합니다. 2007년에 울산에 왔기에 그때부터 달라진 풍경도 적지 않은데 60년대 이후 달라진 모습은 과연 상전벽해였습니다.
미래에 울산은 어떻게 변해갈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매주 일요일마다 아이들에게 명상수업을 진행하는데 아이들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태화강은 누구껄까? 국가정원은 누구껄까?” 아이들은 저마다 ‘나라꺼에요. 대통령꺼에요’ 등등 이야기를 합니다.
“얘들아~ 헌법이 뭔지 알지? 우리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에 보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서 나온다’고 했어요. 주권이란 주인을 말하는 거야. 대한민국의 영토는 국민의 것이란 뜻이지. 너희들은 대한민국 국민 맞지? 그럼 저 태화강은 바로 내 것이고, 너의 것이란다. 우리 모두 함께 쓰는 것이란다. 너희들이 살고 있는 집이 너의 집이듯이 태화강은 너의 것이야. 내가 장난감을 갖고 있을 때 마음을 넓게 써서 친구들 모두에게 같이 사용한다해도 그 장남감은 네 것인 것과 같은 이치야. 친구에게 빌려줬을 때는 그냥 주는 것이라 생각하면 그의 것이 되기도 하지. 물건을 함께 쓰기로 하면 그것을 공유재산이라고 하는데 그 공유재산을 내가 함부로 처분할 순 없지만 내 것이라 할 수 있지. 아무리 내 것이라고 해도 망가트리면 아무 쓸모가 없는 것처럼 내 것을 사용하는데도 약속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이야, 태화강처럼 같이 쓰는 것은 내 것이지만 같이 쓰는 약속이 좀 많을 뿐이란다”
태화강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부자도 이같이 아름다운 강과 정원을 갖기 어려울 것입니다. 일년에 수백억 경비가 들어가는 것을 서민들은 절대 가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공유적 개념을 갖고 있다면 그 어마 무시한 재산을 개인이 소유하게 됩니다. 처분해 재화로 바꿀 수는 없어도 재산이란 것이 꼭 처분할 수 있어야 재산은 아닙니다. 우리는 자유롭게 걷고 뛸 수 있고 누릴 수 있습니다. 울산시에서는 매일매일 나의 정원을 가꿔줍니다. 그러니 울산시는 정원사이고 주인은 나 자신입니다. 재산이 많으면 뭐하나? 재산을 사용해야 내 재산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가정원을 한번이라도 더 가서 내 재산을 누려야 합니다. 자가용 경비행기가 있고, 10억짜리 고급 승용차가 있어도 창고에만 있고 쓰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나에겐 너무나 아름답고 비싼 태화강 국가정원이 있습니다. 부귀영화가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입니다. 울산에 모든 이들이 산책 나와서 운동도 하고 담소도 나누고, 책도 읽는 등의 문화생활이 이뤄지게 된다면 모두가 행복한 울산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이렇게 강력한 보물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 보물을 쓰게 되길 기원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공유재산에 대한 개념을 알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그 아름다운 산과 바다, 들판 등의 자연환경과 민주주의와 산업시설, 복지, 치안, 국방 등의 전반적인 것을 누리며 살아가는 진짜 큰 부자로 살아가게 하고 싶었습니다. 이 아이들이 성장해 어른이 되면 울산은 어떤 모습이 돼 있을까요? 하늘에서 맑은 공기 마셔가며 자동차가 날아다니고, 빌딩은 아름답고 높게 숲을 이루고 있을까요? 북극항로가 열려서 세계적 무역항이 돼 있을까요? 자율주행과 AI 첨단도시가 돼 있을까요? 아니면 해수면 상승으로 거대한 옹벽이 쳐져 있을까요? 산업이 쇠퇴해 유령도시가 돼 있을까요?
향수 사진을 보며 지난 50년간의 울산을 생각하고 다시 50년 후 울산을 상상해 봅니다. 부모님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빨리 성장해 민주화를 이루고, 아름답게 가꾼 도시가 됐습니다. 지금의 우리도 후손에게 어떤 모습을 물려주게 됩니다. 울산교를 매일 건너면서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듭니다. 저 향수 사진이 게시돼 있으면 계속해서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될 것 같습니다.
황산스님 (황룡사 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