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가 개발한 PAV급 대형드론이 4일 울산 울주군 구영 드론 이·착륙장에 전시돼 있다.  
 
   
 
  ▲ 4일 울주군 범서읍 구영 드론 이착륙장에서 울산시를 비롯해 항공안전기술원과 사업수행기관인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울산경찰청 등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1년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 성과시연회’가 열렸다.  
 

 

■ 市-울주군 ‘2021년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 성과시연회’
UNIST, PAV급 대형드론 선봬…자율비행·방역·특수배송 드론도
지구자기장 지수 높아 비행 시연 취소되기도…근본적 걸림돌 될 듯
시, 2년차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 위해 국토부 공모사업 준비키로

 

울산이 ‘미래드론도시’로의 한발을 내딛었다.

드론 기술의 가능성을 엿보면서도, 기술고도화 등 과제와 자연현상 앞에서의 한계가 동시에 드러났다.

울산에서 실증 개발 중인 드론들이 4일 오후 울주군 범서읍 태화강변에 조성된 구영 드론 이·착륙장에 한데 모였다.

울산시와 울주군,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유시스, ㈜휴먼드론개발, ㈜엠엠피, ㈜무지개연구소, ㈜에이테크 등이 올해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을 통해 개발한 드론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UNIST가 개발한 PAV급 대형드론이었다. 앞으로 드론택시와 도심항공교통(UAM) 등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이달 선보인 대형드론은 말 그대로 규모가 큰 드론의 가운데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의자를 둔 모습이었다. 사방에 2개씩 총 8개의 프로펠러를 단 드론의 무게만도 150㎏. 최대 100㎏의 중량을 견딜 수 있다. 총 250㎏의 드론은 계산상 10~15분가량 비행이 가능하고, 속도는 시속 50㎞ 수준이다.

이 드론을 살펴본 항공안전기술원 강창봉 미래항공연구본부장은 경량화와 안전 강화를 주문했다. 비행의 효율을 위해 무게를 줄여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프로펠러 사이에 의자를 둔 현재의 형태에 대해 “궁극적으로 이 드론을 타는 사람은 조종사가 아니고 승객들인데, 좀 더 안전하게 타고 내릴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UNIST 측은 이번에 선보인 드론은 원하는 위치로 균형감 있게 비행할 수 있는 기술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드론 상용화를 위해 경량화와 디자인 등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개발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는 △디지털트윈·자율비행 △항공방역 △의약품 특수배송 등을 위한 드론 3대도 전시됐다. 디지털트윈·자율비행은 구영리 일대의 3차원 항공지도를 만들어 목적지를 설정하면 건물의 높이 등 지상 구조물을 고려한 최적의 안전비행경로로 비행하는 드론이다. 이 드론은 이·착륙장에 정류장을 설치해두고 기술 고도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항공방역은 소나무재선충과 같이 항공에서 산림 병충해를 식별하고, 방재가 가능한 드론이고, 특수배송은 응급 상황시 구급대원들이 출동하기 전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 임시 긴급조치가 가능한 구급 의약품을 전달하는 것이다. 특수배송 드론은 사람을 식별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 착륙할 때 충돌 등 안전사고 위험을 낮춘 게 특징이다.

이들 드론은 이날 직접 비행을 통해 시연할 계획이었으나,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취소됐다. 지구자기장지수(Kp-Index)가 너무 높은 탓에 비행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국립전파연구원 우주전파센터는 3시간마다 이 지수를 발표하는데, 시연회를 앞둔 이날 정오께 KP지수 7로 관측됐다. 최대 KP지수는 9까지인데, 이 지수가 6 이상 일 때는 비행이 금지된다. KP지수 7은 태양활동 1주기당 평균 약 200회 발생하는 횟수로, 전력시스템의 일부 오작동, 위성·저주파항법시스템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울주군 관계자는 “그동안 드론 실증화 과정에서 한번도 본적 없는 지수”라며 “전파 교란이 생길 수 있어 드론 비행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태양과 지구 사이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현재 기술력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언제 어디서 비행해야 할지 모르는 ‘드론’의 근본적인 걸림돌이 될 수 있단 의미다.

울산시는 올해 구축된 드론들의 기술 고도화, 새로운 드론 기술 개발 등을 위해 내년에도 2년차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을 추진하고자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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