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하 극작가·연출  
 
   
 
 

# K형, 10월 마지막 주말에 망해사와 처용암공원에서 창작다큐뮤지컬‘신 처용가’막을 올렸습니다. 망해사 공연 후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현상을 보니 야단법석이 펼쳐진 것 같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야단(野壇)’이란‘야외에 세운 단’이란 뜻이고 ‘법석(法席)’은‘불법을 펴는 자리’라는 뜻입니다. 야단법석은 야외에 자리를 마련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자리로, 열린 광장입니다. 자칭 타칭 문화전문가라는 분들이 처용무와 처용암 등 처용설화에 많은 관심을 표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 K형, 처용의 정체성에 관해서는 울산지방에 있었던 호족의 아들이라고도 하고, 혹은 당시 신라에 내왕하던 아라비아 상인이며 무당, 화랑 등 다양한 의견들이 학자들에 의해 제기됐습니다. ‘신 처용가’ 에서는 개운포 호족설을 배경으로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처용무가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됐으며 세종대왕이 처용무를 체계적으로 발전시켰다는 사실도 작품 속에 담았습니다. 그런데, 제55회 처용문화제 특별공연이라는 표제에 대한 이의가 제기됐습니다.



# K형, 이의를 제기 한 분은 “제1회 울산공업축제가 1967년에 개최됐고, 1991년에 처용문화제가 개최됐는데, 처용문화제가 어떻게 55회라는 횟수로 진행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것입니다. 얼핏 생각하면 이름표가 바뀌었으니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업축제’ 와 ‘처용문화제’는 그 명칭이 상징 하듯 축제의 주제와 방향성 등 연계성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공업축제는 공업도시 울산의 상징성과 내용성이 존재 했을 것이고 처용문화제는 신라시대 처용설화의 상징성과 내용성이 존재합니다. 공업축제와 처용문화제는 울산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입니다. 사라진 공업축제를 부활시켜서 처용문화제와 공존 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요? 도시의 정체성과 축제의 주제성에 관한 진지한 담론이 야단법석으로 펼쳐지기를 기대합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