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조차 가질 수 없는 청년세대…탈울산 러시
청년층 스스로 일자리 만들 수 있게 정책 바꿔야
청년 주도 변화 움직임, 지방 회생으로 이어지길
청년이 고통받고 있다. 지금 청년은 취업난뿐만 아니라 부모 세대와 다르게 힘들게 노력해도 대부분 가난을 안고 살 수밖에 없는 슬픈 세대가 됐다.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룬 부모 세대는 아이러니하게도 청년이 살 수 없는 힘든 세상을 물려주었다.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말이 새삼 놀랍지도 않다. 현재의 20대가 전쟁을 빼면 단군 이래 최악의 세대라는 말도 있다. 희망조차 가질 수 없는 세대가 됐다고 한다. 내 집 마련은 상상에서나 가능하다. 낮은 급여와 형편없는 일과 삶의 균형으로 중소기업은 기피되고 대기업 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다. 무슨 일이든 하는 것이 맞는다는 부모 세대와 편의점 알바나 단기직, 중소기업 등 불투명한 미래에 시간을 소비하고 싶지 않다는 청년 세대 간 의견차이(갈등)도 문제다. 비혼주의, 출산기피, 출산율 저하뿐만 아니라 향후 청년의 세금 부담은 증가하나 정작 지금의 20대는 나라의 재정상 향후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 입시비리, 취업비리 등은 차치하고, LH 투기 및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의혹 등은 청년뿐만 아니라 전 국민을 경악하게 하고 있다.
청년이 지역을 떠나고 있다. 서울, 경기 지방으로 가야 그래도 취업의 기회가 나아지리라는 희망 때문일 것이다. 향유 여부는 의문이지만 서울에서는 문화적 혜택이라는 덤도 있다. 지역은 소멸하고 있다. 인구절벽의 문제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곳은 농촌이며, 다음으로는 지방 도시일 것이다. 청년층의 고용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 산하 일자리위원회는 2018년 3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청년 일자리 대책」을 수립해 발표했다. 재난 수준의 청년 고용위기 극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청년의 체감도를 높이고, 양질의 민간일자리가 늘어나도록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현장에서 실질적 효과를 내도록 한다는 방침이었다. 청년일자리 사업은 지역정착지원형, 창업투자생태계조성형, 민간취업연계형 등 3대 유형으로 추진됐다. 사업의 주요 목적은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지속가능한 청년일자리 창출, 지역의 관점에서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청년일자리 창출, ‘청년 지역정착 유도’를 통한 지역 활력 제고에 있었다. 그래도 청년은 지역에 안주하지 않았다. 청년 일자리 사업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두 가지를 제시할 수 있다. 첫째, 국가의 청년정책이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대선후보 중 청년정책을 제대로 다루는 후보가 없다. 청년에게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군을 직업군인으로 하는 모병제, 도시 청년의 지방 파견, 지방대학에 대한 전폭적 지원 등 가능한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청년이 쓰러지고 지방도 소멸된다. 둘째, 청년층이 정부주도가 아닌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게 하고 이를 사회 각계 각층에서 지원 할 수 있도록 해 정부주도의 일자리 정책의 실패를 보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는 귀촌, 귀농뿐만 아니라 새로운 창의적 일자리에 대한 지원이 포함돼야 한다.
1920년대 초 브나로드 운동이 있었다. 브나로드는 러시아어로 ‘민중 속으로’라는 뜻이며, 러시아 말기 지식인들이 이상사회를 건설하려면 민중 속에서 민중을 깨우쳐야 한다는 취지로 만든 구호였다. ‘오징어 게임’과 같은 엄혹한 삶 속에서도 항상 각자도생이 아닌 타인에 대한 따뜻한 시선, 공감, 연대를 환기해야 한다. 민중을 깨우치는 것이 아니라 힘든 삶을 사는 동시대인과 호흡을 같이 하는 운동이 청년층의 주도로 시작되고 이런 움직임의 결실이 지방의 회생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김연민 울산경제진흥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