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야댐 습지⋅숲 야생동물 탐방프로그램
봄 황어⋅겨울 철새 등 방문객 발길 붙잡아
생태⋅지역사회 체험이 재방문으로 이어져

“여기는 왜 야생동물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 있나요”
학생들이 보는 진흙 위에는 고라니, 수달, 삵, 너구리로 추정되는 발자국과 백로류가 다녀간 큰 발자국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겹쳐진 발자국들을 보고 생태안내를 맡은 자연환경해설사에게 연신 질문을 쏟아낸다. 해설사는 금방 찍힌 선명한 발자국들이 물 안쪽으로 이어진 곳 앞에서 “수달이 우리가 오기 얼마 전에 여기를 다녀갔나 보다”라고 하자, 만나지 못한 아쉬움이 묻은 탄식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고라니가 보고 싶다고 노래를 한다.
이번 탐방은 댐 관리하는 부서와 봄부터 협의를 통해 시범적 활동으로 계획됐다. 겨울 철새가 와 활동하는 시기인 지난 11월 13일, 토요일 오후, 중·고등학생 14명이 참여했다. 출입통제지역 안 습지와 숲 내 살고 있는 야생동물 흔적을 찾고 생태를 알아보는 탐방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참여 학생들에게 원색 옷은 피하고 쓰레기가 될 만한 용품 소지를 제한했다.
생태관광도 초기에는 자연 관광, 보호 구역관광과 혼용되기도 했다. 이 용어가 처음 생긴 것 또한 1983년 미국 홍학 번식지인 유카탄 북부 습지 보전 운동을 펼치면서다. 생태관광은 단순 지역 방문이 아니라 자연환경 보전은 물론 지역 사회 문화와 생활을 이해하는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행동으로 끌어내는데 있다. 다시 말해 생태관광을 마치고 나면 생태와 지역을 알고 느낀 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관광객으로 재방문으로 이어지게 된다. 수요자 중심인 대중관광과 달리 공급자 중심이다. 자연이 감당할 정도로 소수에게만 방문을 허락한다. 체류시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울산 태화강은 지난 2013년부터 환경부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받았다. 대도심 하천 생태관광지로서 계절별 자원들을 갖고 관광객이 보고 체험할 내용들이 많다. 봄철 황어, 갓꽃, 여름철 모감주나무, 백로 번식지, 가을 물억새 군락지, 겨울은 연어와 겨울 철새와 떼까마귀 군무가 탐방객 발걸음을 붙잡는다.
태화강은 누구라도 접근이 가능한 생태관광지라면 이번 출입제한 생태 보호 지역탐방은 생태관광이 탄생한 배경에 좀 더 가까이 가보는 프로그램이다.
가까이 날아온 중대백로와 흰목물떼새(멸종위기야생생물Ⅱ급), 알락할미새에 빠져 있던 참가자들을 자연환경해설사는 수몰 이전 집터가 있던 곳으로 안내한다. 여기저기 고라니 배설물이고 발자국이다. 사람들이 살았던 곳이지만 인간이 떠난 자리에 생태계가 자리 잡은 모습들을 느끼도록 해 줬다. 그 외 새 깃털이나 멧돼지 목욕 웅덩이들도 흥미로워했다. 걸어서 노방들 습지 전망대에서 도착했다. 연(蓮)꽃 밭둑에 앉아 있는 쇠백로, 중대백로, 왜가리들의 한가로움을 망원경과 필드 스코프로 자세히 보는 경험을 했다. “왜가리는 백로인데 회색이네요”, “백로는 습지에서 무엇을 먹어요?”라고 질문이 이어진다. 해설사는 백로류 생태와 습지가 갖는 생태적 역할에 대해 들려준다.
출발지로 돌아오면서 포장된 내리막길 한쪽에 죽은 누룩뱀 새끼 한 마리를 발견한다. 누룩뱀은 독이 없다. 대신 나무타기 명수다. 주로 새 둥지를 덮쳐 알을 훔쳐 먹는다. 새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추운 날 길 위에 누워 있는 사체를 보고 ‘새끼 뱀을 땅에 묻어주자’라면서 한 학생이 나뭇가지로 들어 옮기자, 돌을 덜어낸 자리에 새끼 뱀을 묻고 참가가 모두 주변 돌을 주워 덮어 준다. 마음으로 큰 박수를 보낸다. 단 3시간 만에 처음 방문했을 때와는 다르게 생명체를 보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생태관광객다운 책임감을 느끼고 행동했다. 그들은 다음번 회야댐 겨울 탐방 재방문을 희망했다. 물론 초대할 것이고 올 자격은 충분하다.
윤 석 울산광역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