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환경부령으로 정해진 ‘토양오염우려기준’ 적용을 두고 환경부가 소극적인 유권해석을 내놓으며 현장에 혼란이 가중(2021년 11월 2일자 7면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폐기물업체들이 위반 행위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당국의 ‘엇박자’에 이들 업체에 대한 영업정지와 허가 취소 등 후속 행정조치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기 때문인데, 침출수 등 2차 환경오염까지 확인되고 있는 실정이다.
23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울산 울주군, 경남 김해시와 함안군, 경기도 안산시 등 4개 지자체는 폐주물사 성토 현장의 폐기물관리법 위반 사항을 8건 적발했다. 울산 울주군 5건, 나머지 지자체가 각 1건이다.
2018년부터 현황을 종합하면 경남 창녕군과 밀양시, 경북 고령군 등을 더해 총 7개 지자체가 25건을 적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5건이 ‘토양오염우려기준 초과’였다. △울산 울주군 6건 △경남 김해시 3건 △경남 밀양시 2건 △경남 창녕군 2건 △경기도 안산시 1건 △경북 고령군 1건 등이다.
이들 지자체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의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자의 준수사항’ 중 지역별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는 최근 환경부가 ‘인·허가 받은 토목공사의 성토재·도로기층재 등으로 사용하는 등 3가지 유형에는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대목이다. 환경부가 지자체의 ‘불법 폐기물 적발’을 전면으로 부정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환경부의 이같은 입장은 지자체에 적발된 폐기물재활용업체들의 ‘방패막이’로 작용하고 있다.
일례로 A업체는 2018년 경남 김해에 폐주물사를 성토했다가 침출수에서 배출허용기준이 초과하는 오염물질이 검출돼 적발됐다. 이듬해인 2019년과 지난해에는 울주군 삼남읍 상천리 일원에 성토한 폐주물사 등이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위반해 적발됐고, 올해는 이 현장에서 침출수를 통한 오염까지도 드러났다. 이 업체는 2016년 경남 밀양시와 올해 경남 함안군에서도 재활용처리기준 위반으로 적발됐다.
B업체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토양오염우려기준 초과 등으로 울주군, 경남 김해시와 창녕군 등 3개 지자체에 총 5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이들 업체는 성토된 폐주물사를 치워 원상복구하라는 지자체의 조치명령도 수년째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원칙대로라면 이들 업체는 영업 정지는 물론 허가 취소 처분 대상이지만, 실제 후속 처분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 업체가 조치명령에 불복한 행정소송을 제기한데다, 환경부가 최근 행정재판에서 지자체 입장과 배치되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허가관청이 처분을 유예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이 ‘시간 끌기’를 하는 동안 반복되는 위법 행위들로 환경오염 현장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일선 현장에서는 오염된 폐주물사 성토재로 인한 2차 환경 피해 확산은 물론, 자칫 이에 대한 복구비용까지 지자체가 뒤늦게 떠맡게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2016년 적발된 이후 수년만에 행정대집행을 진행 중인 전북 익산시 폐석산의 경우 3,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환경부와 지자체가 분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부의 유권해석은 사법부의 판단과도 전혀 다르다.
지난해 토양오염우려기준 초과로 조치명령 처분을 받은 A업체는 울주군을 상대로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가 최근 1심에서 패소했다.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의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자의 준수사항’으로 지역별 토양오염우려기준 준수 규정을 언급하며 “폐기물의 재활용 원칙 및 준수사항을 새로 설정해 이를 위반하지 않는 경우에는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규제방식을 원칙허용·예외금지 방식으로 변경하되, 그로 인한 환경오염 등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폐기물 재활용 원칙 및 준수사항을 새로 설정하는 데 입법취지가 있다”며 “환경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이를 엄격하게 설정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명시했다. 재판부는 “법원이 행정기관의 유권해석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고 법령 해석에 관한 최종적인 권한은 법원에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환경부는 ‘유권해석’에 그치지 않고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관련 공문에 ‘특정 협회의 민원’을 이유로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현행법을 위반해 폐기물을 불법 매립하고 있는 폐기물재활용업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토양오염우려기준 위반 페기물재활용업체들과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는 울주군은 최근 환경부에 법률 유권재해석과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한 재검토를 공식적으로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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