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필자는 이제 글로벌OTT 시대가 열렸고, 국내 영화 영상 제작 산업은 ‘당분간’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른 한편으로, 현 상황이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이지만은 않는다고도 말했다. 투자-제작-배급-상영이라는 기존의 영화산업 가치사슬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위태로운 사슬은 상영 분야이다. 당연하게도 OTT 사업의 성공은 상대적으로 극장 사업의 위기를 가져온다. 관객에게는 선택권이 생겼고, 극장 입장에서는 독점권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물론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코로나19 펜데믹이 있었고, MZ세대로 대표되는 온라인 친화적인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도 있었다. 어쨌든 이제 우리는 보고 싶은 콘텐츠를,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마음대로 볼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극장이 위기인 것만은 사실이다.
이와 더불어 기존의 다른 가치 사슬도 흔들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극장용 영화를 위한 투자가 움츠려들 위험이 있다. 실제로 국내 대형 투자 배급사들의 사업 방향도 전환되는 듯하다. 최근 CJ ENM은 지난달 글로벌 제작사 엔데버콘텐트를 인수한데 이어, 바이아컴CBS와 파트너쉽을 맺었다고 한다. 위의 계약들은 자사의 OTT서비스인 ‘티빙’이 글로벌OTT에 맞서기 위한 대응 전략으로 이해된다. 그렇게 영화영상산업 전체가 극장에서 OTT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영화가 탄생된 이래 극장을 중심으로 125년 동안 유지돼 왔던 영화산업 가치사슬의 결합도 이제 헐거워질 수밖에 없다. 배급 사업도 미래가 불투명하다. OTT 시대에 배급은 과연 어떤 모습을 띄게 될 것인가?
그런데 문제는 기존의 영화 산업 시스템과 더불어 간신히 유지됐던 독립·예술 영화들이 제작되고 상영될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화 문화의 다양성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홍영주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사무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