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10일 울산중구노인복지관 직원이 지역 내 홀로 어르신인 A씨에게 안부를 묻고 있다. | ||
“새해엔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그것 말고 더 이상 바랄 게 없어요”
미세먼지로 온종일 뿌연 하늘을 보인 10일 울산 중구 학성동. 이날 기자는 울산중구노인복지관 복지2팀 직원과 함께 A(88·여)씨 집을 찾았다.
A씨는 소파 옆 간의의자에 힘겹게 앉으며 “할아버지(남편) 가시고 아직도 정신이 없다”고 되뇌었다.
그는 현재 ‘홀로 어르신’이다. 남편과 단둘이 지내다가 지난 연말에 남편이 먼저 세상을 뜨면서 혼자 생활하고 있다. 낙상 이후 거동이 불편해진 남편을 3년 가까이 옆에서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남편 장례는 조용히 치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서울에 있는 친척들 모두 오도 가도 못했다. 다행히 근처에 있는 딸 동료들과 이웃들이 있어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90’을 바라보는 인생에서 동반자가 사라진 상황은 A씨에게 곧바로 문제로 다가왔다. 당장 휴대전화 사용법부터 익혀야한다. 휴대전화는 주로 남편이 사용하고 담당해왔는데, 최근 주변 도움을 받아 명의변경도 어렵사리 했다.
이뿐만 아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겨울은 A씨에게 더 혹독하다.
그는 “난방비 아낀다고 제대로 쓰지도 못한다. 몸이 으슬으슬 웅크려질 때는 전기장판만 겨우 튼다”며 “할아버지(남편)와 함께 들던 국민연금도 남편이 없으니 새해부터 끊긴다고 통보받았다. 야속한 마음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래도 복지관이나 주위에서 때마다 갖다 주고 잘 챙겨줘서 항상 고맙다”며 “새해가 됐는데, 평소처럼 이웃이랑 잘 지내고, 자식들 잘 되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A씨와 같은 처지의 어르신은 더 늘어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예년보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경기가 어렵다보니 후원물품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인데, 평소처럼 이어지는 후원 손길마저 대부분 마스크나 손소독제 등 방역용품 지원에 쏠린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 복지관 등 유관기관에서는 자구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날 동행한 직원은 “실질적으로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음식이나 휴지, 쌀, 전기장판, 선풍기 등 생필품”이라며 “중구노인복지관은 자체적으로 네이버 ‘해피빈’ 후원 시스템을 마련, 지역 어르신 주거·생활환경 개선과 밑반찬 지원 등을 3회기 진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중구노인복지관은 위기·독거노인지원사업 일환으로 중구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위기·취약계층 어르신 30명을 사례관리하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 연계를 통해 어르신 생활과 신체·정서·사회적 안정 도모를 지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