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온산국가산단 기업, 사회적 책임 고민해야<하·끝> 
현대차·현대중·SK, 문화복지시설·의료·대학·공원 등 조성
지역 주민 삶과 직결된 각종 인프라 구축 공헌활동에 큰 호응
온산 기업체 발전기금, ‘환경 불신’ 해결 없이 악순환 반복시켜
“민·관 환경감시센터 설립…기업 스스로 환경 투자 확대시켜야”

 

  울산지역에서도 도시성장과 함께해온 기업체의 지역사회 공헌 활동이 있다. 일부는 기업체의 이해관계로 비롯된 활동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다양한 도시 인프라 구축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에 반해 온산국가산업단지 기업체들의 공헌 활동은 지역사회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극소수 주민단체와 유착해 민원무마용 ‘돈줄’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비난도 나온다. 주변 지역의 도시기능 회복과 진정한 상생을 위해 근본적인 대책과 구조적 혁신을 주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지난해 8월 개장한 울산 북구의 ‘당사현대차오션캠프’. 총 사업비 41억원 중 북구청이 11억원을, 현대자동차 노사가 사회공헌기금으로 30억원을 부담해 조성한 전국 최초 해상 캠핑장이다. (북구청 제공)  
 

# 도시성장과 함께하는 기업체 지역사회 공헌… 문화복지시설·의료·대학·공원 등

  울산지역 기업체의 주요 지역사회 공헌 활동 중 가장 최근 성과는 지난해 8월 개장한 북구의 ‘당사현대차오션캠프’다. 전국 최초의 해상 캠핑장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당사현대차오션캠프는 현대자동차 노사와 북구청이 함께 조성한 시설이다. 총 사업비 41억원 중 북구청이 11억원을, 현대자동차 노사가 사회공헌기금으로 30억원을 부담했다.

  북구의 오토밸리복지센터는 2009년 7월 현대차가 210억원 상당을 들여 설립한 뒤 북구청에 기부채납한 문화복지시설이다. 북구 강동관광단지에 들어선 교통안전 체험시설 ‘키즈오토파크 울산’도 울산시가 제공한 부지에 현대차가 45억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 현대중공업이 지역사회 공헌 활동으로 설립한 현대예술관 전경. (현대중공업 제공)  
 

  울산 동구의 문화복지·의료인프라는 한때 현대중공업이 마련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1년부터 1998년까지 한마음회관과 현대예술관을 비롯해 7개의 문화예술시설을 설립했다. 울산동부도서관 건립에 16억원을 지원했고, 현대예술공원과 어린이공원 3곳, 서부시민운동장을 비롯한 5개의 체육시설도 건립했다.

  울산의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과 4년제 종합대학인 울산대학교, 울산과학대 등 교육 인프라도 현대중공업그룹사의 공헌 활동으로 탄생했다.

  울산의 대표적인 도심공원인 울산대공원은 SK㈜가 1996년부터 2005년까지 10년간 1,020억원을 투자해 조성한 시설물을 울산시에 기부한 지역사회 환원 결과물이다. 울산대공원과 남구 장생포에 운영 중인 북카페 ‘지관’은 SK어드밴스드 후원으로 문을 열었다. SK는 북카페 ‘지관’을 20여곳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 ‘돈 주면 입 꾹’ 일부 주민 독점체제… 도시기능 저하 요인

  반면 온산국가산단 기업체들은 지역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각종 인프라 구축에 소극적이었다. ‘상생’이라는 명목으로 지역 주민에게 주어진 ‘돈’은 오히려 지역사회에 ‘독’이 됐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기업체들과 일부 주민들은 ‘돈’으로 얽힌 이해관계를 형성하기까지 했다.

  과거 온산국가산단 주변 지역에는 ‘환경’을 내세운 단체가 우후죽순 생겨났고, 각종 집회나 기자회견으로 기업체를 압박했다. 나중엔 단체들이 서로 담당 구역까지 정해 속칭 ‘나눠먹기’식의 촌극도 벌어졌다.

  이들의 활동은 기업체의 환경 시설물 개선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 못한 채 늘 발전기금과 같은 ‘돈’으로 귀결됐다. 악취나 환경오염문제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는데도, 시끌시끌하던 목소리가 단번에 사그라지는 일이 빈번했다. 환경오염 정보는 이를 독점한 일부 주민들의 ‘협상 카드’가 됐다. 기업체 입장에선 수백억원을 들여야 하는 환경적 투자보단 훨씬 저렴한 비용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온산국가산단 기업체들에 대한 환경적 ‘불신’은 쌓이고, 주민들 사이에 반목만 깊어졌다. 근본적인 해결책 없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는 온산국가산단 주변 지역의 도시기능을 떨어뜨린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 “24시간 감시·완전정보공개 민·관 환경감시단 만들자”

  온산국가산단 주변, 남울주권의 실질적인 도시기능 회복과 발전을 위해서는 일부 주민이 아니라 지역 전체를 위한 기업체의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시스템’을 갖추고 기업체들의 환경 문제를 완전히 공론화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윤성 울주군의원은 온산국가산단 안에 민·관 환경감시센터를 설립하고 연중 감시기구를 운영하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지자체 단속의 현실적 한계를 해소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측정·기록된 환경오염물질 등의 정보를 완전 공개해 기업체의 자발적인 환경적 투자를 유도하자는 것이다.

  최 의원은 “주민들은 기업체들이 야간이나 주말에 집중적으로 환경오염물질을 내뿜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평일 주간에 이뤄지는 지자체 단속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산단 안에 센터를 설립하고 단속 등 권한을 가진 감시기구를 꾸려 24시간 연중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감시활동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시기구에는 공무원과 지역 주민은 물론 환경단체, 전문가가 모두 참여해 견제 기능을 강화하고, 각 기업체 환경정보는 주기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해 주민 다수의 정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며 “기업체가 스스로 환경적 투자를 늘리고,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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