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구원 ‘동천 준설에 따른 태화강 유입 모래량 변화 분석’
“준설 아닌 강우량 변화가 큰 원인”…상세 기록 없어 검증 한계
피해 보상·생계 대책 요구 어민과 갈등 불가피
울산 동천 준설공사가 태화강 바지락 씨조개 어장 황폐화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태화강 하구 내수면어업계 소속 어민들은 동천 준설공사를 어장 황폐화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울산시를 상대로 원인규명과 피해보상, 생계대책을 줄곧 요구해왔는데 이에 반하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향후 갈등이 예고됐다.
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연구원 재난안전연구센터장인 윤영배 박사는 지난해 5월 울산시 정책과제로 ‘동천 준설에 따른 태화강 유입 모래량 변화 분석’에 착수, 같은해 12월 결과자료를 보고했다.
울산시는 홍수예방과 기후변화에 대비한 하천정비를 위해 실시한 ‘동천 지방하천 하상 정비사업’ 즉, 동천 준설공사(2017년 11월~2019년 12월)로 태화강 바지락어장에 유입되는 모래량이 줄어 어장이 황폐화됐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울산연구원에 이 문제를 정책과제로 의뢰했다.
윤 박사는 동천 준설은 바지락 어장의 피해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동천 유사량(지표면 침식, 토사의 활동, 하천 유속으로 인한 침식에 의해 발생하는 생성물)을 검토해봤더니, 준설 전후 유사량은 매년 2,100t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준설의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는 것이다. 준설 전인 2011년~2017년 평균 유사량은 약 3만6,200t, 준설 후인 2018~2021년 평균 유사량은 약 3만4,100t으로 산정됐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동천 유사량은 준설보다는 ‘강우량의 변화’가 더 큰 원인이라고 봤다. 유사량이 1만3,027t으로 산정된 2017년의 경우 강우량이 671㎜에 불과했고, 2만1867t으로 산정된 2013년에도 858㎜의 강우량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해당기간에는 유사량을 크게 발생시킬 수 있는 1일 100㎜ 이상의 강우도 거의 없었다는 거다.
그러면서 동천은 퇴적이 많이 발생하는 하천이어서 홍수의 예방과 기후변화에 대비한 하천정비의 목적으로 하상 정비공사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치수능력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천은 유역에서 발생되는 유사량에 비해 하구에서 유출되는 유사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하도 내 퇴적이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도 연평균 3만t 가량의 모래가 퇴적되고 있어 향후 10~15년 뒤 준설의 필요가 제기될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다만, 윤 박사는 동천 유역은 유량-유사량 실측자료가 없어 경험식 및 관련자료 등을 적용해 분석한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준설 전후 상세 기록과 자료가 없어 검증에 애로가 있었다고 전제했다.
윤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동천 준설이 바지락 어장 모래 유실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닐 것으로 판단했지만, 실제 바지락 어장에서 모래유실이 발생한만큼 그 원인에 대한 고민과 추가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는 있다”며 “동천 준설공사 때문에 하구의 모래 유입량이 증감되는 경향이라도 파악하려면 실측을 통한 모형의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동천 지방하천 하상 정비’ 공사는 △2017년 11월~2019년 2월, 동천하구~삼일교(3.6㎞) 구간 21만8,000t 준설 △2019년 3월~2019년 12월, 삼일교~장현천 합류부(1㎞) 10만t 준설 △2019년 7월~2020년 3월, 장현천 합류부~시례잠수교(1.6㎞) 6만t 준설 등 3단계로 진행됐다.
태화강 바지락어장은 2016년 태풍 ‘차바’ 이후 조업량이 17t으로 확 줄어 바지락 종패가 씨가 말랐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다행히 2017년 85t, 2018년 82t으로 조업량이 회복됐다가 2019년 이후 지난해까지 바지락 조업량은 ‘0’인 상태다. 생계가 어려워진 어민들은 울산항 내 연안에서 민물장어, 도다리, 전어 같은 어류라도 잡으며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해달라며 연안어업권을 신청했지만, 기존 어민과의 반발 등을 이유로 거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