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오래된 도시를 여행하면 골목투어가 하나의 관광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차 한 대 정도 지나갈 만한 넓이의 골목이나 사람 둘이 겨우 지나칠 정도의 좁은 골목이 훌륭한 관광상품이 된 것은 골목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녹여낸 정체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유럽의 이야기 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부산의 보수동 책방골목이나 대구의 골목투어 상품 등은 주목을 받고 있는 관광상품이 됐다.
바로 이같은 골목관광이 울산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도입되고 있다. 울산 중구는 침체된 학성가구거리에 가구쇼룸을 만들어 보다 쾌적한 공간에서 마음에 드는 가구를 편하게 구경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학성가구거리는 1970년대 울산의 중심가였던 성남·옥교동 일대에 있던 가구점들이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하고 넓은 매장마련이 용이한 학성동으로 이전하며 형성됐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매출이 급감하는 등 침체기를 겪게 되자 중구가 활성화에 팔을 걷었다. 중구가 추진하는 학성가구거리 활력센터에는 가구거리 종합안내소와 하기배기 브랜드숍과 카페, 공유오피스 등이 입점, ‘쇼루밍’(showrooming) 시스템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중구의 이같은 노력은 병영성과 울산읍성, 학성공원(왜성) 등 성곽과 젊음의 거리, 먹자골목, 원도심 골목 등의 활성화와 함께 원도심인 중구의 상권을 살려보려는 노력이다. 중구는 태화강국가정원과 자체적인 오래된 역사문화자원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를 엮는 문화관광상품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중구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울산 남구에서도 공업탑 일대에 ‘추억의 고교시절 특화거리’를 본격화 하고 있다. ‘추억의 고교시절 특화거리’는 울산 최대 번화가이자 교통, 상권, 교육의 일번지였던 공업탑 일원을 시민들의 추억과 이야기가 담긴 공간으로 재구성하려는 의도로 이 역시 지역의 상권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이다.
울산의 경우 이미 지적한대로 오래된 관광상품과 공업센터 이후의 개발과정에서 비롯된 산업화 과정의 역사가 뒤섞여 있는 도시다. 공장 노동자들의 애환이 깃든 중구 곰장어 골목이나 목살골목을 비롯해 남구 삼호동 일대의 곱창골목 등 먹거리 상품도 산재해 있다. 이런 부분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골목투어의 한 형태로 개발 가능한 관광상품이 많다는 의미다. 하나씩 잘 살려 묶어 간다면 울산만의 독특한 골목관광상품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 제대로 실천해 볼 사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