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성’ 폐지 개정안 심사소위 통과
 여야 간 이견없어 본회의 가결 전망
 비싼 보험료에 계약 유지 소수 예사
 업체도 가입기사 꺼려 불이익 우려

 

배달노동자도 앞으로 산재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배달노동자의 산재신청 걸림돌이었던 ‘전속성’ 요건이 폐지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인데, 정작 현장에선 여전히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산재보험 전속성 요건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산재보험법,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개정안이 전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그동안 배달노동자는 일정한 소득과 노동시간을 규정한 ‘산재 전속성’ 요건을 채우지 못해 산재보험에 가입하고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산재보험법 제125조에 따라 배달노동자를 비롯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산재보험 당연 가입 대상이지만 배달하다 사고가 났다고 무조건 산재 보상을 받지는 못한다.

배달 기사의 경우 한 업체에서 받은 월 소득이 116만4,000원 이상, 그 업체에서 일한 시간이 월 97시간 이상일 때 전속성이 인정된다고 고용노동부는 고시하고 있다.

하지만 배달 기사들은 일명 ‘공유콜’을 통해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 등 여러 업체로부터 일감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런 전속성 요건을 충족시키기 쉽지 않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 3월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역 인근에서 음식 배달을 하다가 트럭에 치여 숨진 노동자도 전속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산재보험 혜택을 받지 못했다.

전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에서 전속성 요건을 삭제한 개정안은 의결했지만 울산지역 현장에선 여전히 실효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개정안에 대해서는 여야 간 이견이 없어 환노위 전체회의를 거쳐 국회 본회의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작 배달노동자들이 얼마나 산재보험에 가입할지는 미지수다.

울산 북구비정규직노동지원센터에 따르면 지역 배달노동 중 산재보험에 가입한 배달노동자는 ‘소수’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배달노동자들의 경우 개인적으로 산재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개인이 가입하다보니 비싼 보험료를 충당하기 어려워 중도에 해지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또 업체들은 산재로 인해 몸을 사리고 산재보험에 가입된 기사와 일하기를 꺼릴 수도 있어 이번 법안 개정 만으로는 배달노동자들의 산재보장이 확립됐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지역 한 배달노동자는 “업체와의 관계가 좋아야 일감이 많은 지역에 배정받아 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 업체가 산재보험에 가입한 기사를 부담스러워하면 굳이 밉보이면서 일하면 손해”라며 “배달을 평생 직종으로 삼을 수도 없다 보니 당장 손해보지 않는 방안을 택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북구비정규직노동지원센터는 울산지역 배달노동자를 1,000명에서 1,500명으로 추산했다. 워낙 등록·해지 등의 과정이 잦다보니 정확한 숫자 파악도 쉽지 않은거다. 이처럼 짧은 노동기간의 특성도 산재보험의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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