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바위 바다소리길 해안가 정리 후
인근 남진미니비치 우후죽순 목격
주변 우수관거 장마철 사고위험 커
동구 "3~4일 관찰 후 계도 나설 것"

 

울산 동구 방어동의 '남진미니비치' 간판 뒤로 해변에 설치된 텐트가 보인다.
텐트 내부는 멀리서 봐도 갖가지 식재료와 조리도구, 이부자리 등을 볼 수 있었다.
남진미니비치에 설치된 우수암거. 인근 주민들 설명에 의하면 장마철만 되면 빗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

최근 해변을 사유화해 장기간 캠핑을 즐기는 소위 '캠핑족'이 울산 동구 해안가에 기승을 부리자 지자체가 행정대집행을 실시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으나 텐트 '알박기'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행정대집행 이후 다른 불과 500m 떨어진 다른 해변을 찾아 장박텐트를 설치했다는 목격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7월 이 해변에서 피서객 1명이 물놀이 중 숨진 것으로 확인돼 안전사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22일 오전 찾은 울산 동구 방어동의 '남진미니비치'. 약 80m에 불과한 이 작은 해변에 6개의 텐트가 줄지어 설치돼 있었다.

이른 오전이라 그런지 인기척을 느낄 수가 없었는데, 멀리서 봐도 텐트 내부에는 이부자리 뿐만 아니라 갖가지 식재료와 조리도구 등이 곳곳에 비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후에 해변을 다시 찾았지만, 여전히 이용객은 찾을 수 없었다.

인근 주민과 상가에 따르면 최소 2주 넘은 장박텐트도 2~3개 정도 있었지만, 최근 동구가 장박텐트 철거를 위해 실시한 행정대집행 후 1주일 사이 텐트 개수가 6개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동구는 지난 15일 방어동 꽃바위 바다소리길 다목적복합공간에 설치된 장박텐트 50여동에 대해 행정대집행을 실시, 계도 기간 중 해변을 나오지 않은 텐트는 강제철거했다. 다만 이중 강제철거가 집행된 텐트는 단 1개 동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계도 기간 내 자진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토대로 주민들 사이에는 계도 기간 내 자진 철거한 캠핑족들 중 일부가 불과 500m 떨어진 남진미니비치 해변으로 조금씩 장소를 옮기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해변 인근에 거주하면서 불법투기감시원으로 활동하는 정모(60대)씨는 "원래 해변 방향으로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텐트는 구석에 2~3개 정도만 설치돼 있었는데, 행정대집행 후 최근 1주일 사이 최소 3일 이상 설치된 텐트만 3개"라며 "아직 6개 밖에 되지 않아 주변 환경정리에 애를 먹진 않지만 계속 늘어나면 골치 깨나 아플 것"이라고 토로했다.

고질적인 쓰레기 투기 뿐만 아니라 안전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상가 주인 김모(42·여)씨는 "해변 바로 옆에 설치된 상진방파제 때문에 해변 파도가 높은 데다, 수심도 깊은 편"이라며 "실제로 지난해 물놀이를 하던 피서객 1명이 숨지는 사고 있어서 주민들도 여기 해변에서 캠핑이나 물놀이 하는 것에 굉장히 예민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바다로 빗물 등을 내뿜는 우수관거도 설치돼 있는데 배수관이 따로 없어서 장마철에는 물이 한꺼번에 배출된다. 여러모로 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구역인 셈"이라고 전했다.

동구도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곧바로 강제집행을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동구 연안관리 담당 관계자는 "남진미니비치에 설치된 텐트와 관련해 이미 여러 차례 민원을 받았지만, 부서가 확인한 시점으로는 아직 1주일을 넘기지 않은 상태"라며 "3~4일 정도 더 지켜보고 계도할 계획이며, 기간 내 철수하지 않으면 강제집행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동구 건설과는 올해 안에 남진미니비치 방향으로 설치된 기존 우수관거를 40m 연장설치해 해변까지 연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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