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 전경. 울산매일 포토뱅크
울산항 전경. 울산매일 포토뱅크

지난 2022년 지하 배관 공사 중 울산 남구 매암동 울산항 부두에서 대량의 오염 토양이 발견됐지만, 정화 작업은 3년이 넘도록 지지부진하다. 오염 규모만 약 9천㎡에 이르고 토양에서는 발암 가능성 물질까지 검출됐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정화 계획도 세우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본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남구청이 울산항만공사에 '남구 매암동 울산항 3·4 부지 오염 토양에 대한 정화조치' 명령을 사전통지했다.

앞서 지난 2022년 6월 울산항 4부두 지하 배관 공사를 위해 굴착을 하던 업체가 오염된 토양을 발견해 울산항만공사가 이를 구청에 신고했다.

남구청은 당시 종합적인 상황을 검토해 토지 소유자인 울산항만공사를 원인책임자로 보고 토양 정밀조사와 정화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토양오염이 발생하면 오염 원인자나 토지소유자에게 정밀 조사와 함께 토양을 정화 복원하도록 하는 등 행정조치가 따른다.

남구청에 따르면 당시 총 오염면적은 9,132㎡으로 이중 추가 오염 확산 우려가 있는 135㎡에 대해 우선적으로 1차 정화조치 명령을 내렸고, 지난해 정화됐다.

울산항만공사가 실시한 토양 정밀조사 결과는 토양오염이 신고된 지 2년 만인 지난해 7월에야 나왔다.

오염물질은 발암 가능성 물질인 석유계총탄화수소(TPH)로 토양 오염면적은 8,997.1㎡, 오염토량 1만9,211㎡로 집계됐다. 오염농도는 최고 2만6,061㎎에 달했는데 이는 토양환경보전법에 정한 기준치 2,000㎎을 크게 초과한 수치였다.

남구청은 정밀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최근 항만공사에 토지 정화명령 사전통지를 내렸으며, 추후 정화명령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남구청 관계자는 "추후 잔여 부지에 대한 정화 명령이 내려지면 2년 이내에 정화 작업이 완료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울산항만공사는 오염원인자를 찾아 정화 책임을 묻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입장이다. 울산항만공사는 지난해 7월부터 '울산항 토양오염 정화 기본설계 용역'을 발주해 오는 12월까지 정화공법 검토, 정화방안 수립, 기본설계 등을 포함한 정화사업 기본계획을 마련 중이다.

공사 측은 앞서 실시한 정밀조사나 진행 중인 용역은 토양오염이 장기간 방치될 것을 방지 하기 위해 대응한 것 뿐, 실제 정화 여부와 절차는 행정기관인 남구청이 오염 원인자를 찾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울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오염 원인자를 찾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수사권이 없어 한계가 있다"라며 "행정기관이 나서야 보다 정확한 조사와 책임 규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책임자를 찾지 않은 채 정화 작업을 진행하면 결과적으로 면책성 조치가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화 책임을 둘러싼 기관 간 이견으로 정화작업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로 인한 토양 오염의 장기화와 오염 확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울산항 3·4부두 유류 오염 토양 정화 작업에 수백억원대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알려졌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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