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2년 울산항 3·4부두에서 발견된 오염 토양의 원인을 두고 울산항만공사가 지금까지 배관이 터진 지점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이미 조치됐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관리 부실과 책임 회피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항의 주 관리·운영 기관인 항만공사가 오염 누출 위치조차 특정하지 못한 채 정화 책임을 부인하면서 정화 작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항 3·4부두 일대에서는 지난 2022년 토양에서 석유계 총탄화수소(TPH) 등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 검출됐다.
그러나 울산항만공사는 여전히 배관이 터진 위치와 시점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항만공사는 울산항 3·4부두에서 발견된 오염 토양이 액체화물을 이송하는 지하 배관에서 유종이 확인되지 않은 석유화학물질이 누출돼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항만공사 측은 "현재 부두에서 하역된 물질이 내륙 저장시설로 정상 이송되고 있어 누출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문제의 배관은 미상의 시점에 이미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1t의 물질을 배관으로 보내면 저장시설에 1t이 그대로 도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현재 이송 과정에 이상이 없어 현 시점에서는 누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간이 많이 흘러 오염물질을 알아내기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오염물질을 분석하면 유출 시기 등을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분석을 진행할지는 현재 고려·검토 단계"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오염이 실제로 발생한 지점과 시점을 전혀 규명하지 못한 채, 과거 문제가 이미 해결됐을 것이라는 추정에만 의존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항만공사는 또 "2007년부터 울산항을 관리·운영해왔지만, 누출 시점이 2007년 이전일 수도, 이후일 수도 있다"라며 "정화 책임 여부는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행정기관이 조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항만공사 측은 시장과 구청장이 토양오염 신고나 발견 시 소속 공무원을 통해 오염 원인과 정도를 조사할 수 있지만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항만공사는 "지난 7월 남구청에 오염된 토양에 대한 조사를 구두로 요청했고, 정화 명령 사전 통지에 대해서는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반면 울산 남구청은 항만공사의 주장을 일축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항만공사가 공식적으로 조사 요청을 한 적은 없으며, 오염 원인 조사는 관리·운영 기관이 직접 해야 한다"라며 "현재 원인자를 찾기 어려우므로 토지소유주이자 시설 관리자인 항만공사가 명백한 정화책임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화 명령 사전통지에 대한 항만공사의 의견은 아직 없으며, 제출 기한은 이달 말까지"라며 "법 절차에 따라 정화 명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 남구 매암동 울산항 3·4부두의 오염 토양 면적은 약 9,000㎡, 오염량 1만9,211㎡ 규모로 오염농도는 최고 2만6,061㎎에 달했는데 이는 토양환경보전법에 정한 기준치 2,000㎎을 크게 초과한 수치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