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울주군 청량의 공단지대에서 천상 신흥주거지역으로 학교이전을 추진해 온 홍명고 사학법인 태화학원이 돌연 천상 이전을 포기(본지 7월 24일자 5면 보도)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을 놓고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태화학원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천상 이전포기’는 이사장 개인의 생각일 뿐 이사회 의결사항은 아니다”며 “다음달 5일께 긴급이사회를 열어 학교이전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천상이 아닌 제3의 장소로 이전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내비쳤다. 태화학원은 보도자료에서 “천상 이전은 여러가지 여건이 맞지 않다”며 “추후 산업단지 승인이 나면 보상금을 받아 다른 지역으로 꼭 이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날 태화학원측이 ‘천상 이전이 어렵다’며 제시한 몇몇 이유에 대해 홍명고 이전을 둘러싼 이해당사자들간 날 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태화학원은 “천상 이전은 산업단지 허가 문제로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산단 허가가 나지 않는 이상 공개매각도 힘들다”며 “또 현재 제시된 (홍명고 부지에 대한)보상감정평가액 역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현재 홍명고 부지가 포함된 청량면 일원에는 민간개발사업자인 ㈜백호씨엔씨의 주도 아래 용암일반산업단지 조성계획사업이 추진 중이며 울산시는 이 업체가 제출한 산단승인계획안을 1년째 검토 중이다.
이처럼 산단 허가가 장기화되자 울산시교육청은 산단 허가 전이라도, 태화학원과 ㈜백호씨엔씨가 공매절차를 거쳐 학교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학교매각승인’과 ‘학교이전계획승인’을 내주기로 했다.
이에 태화학원은 공개매각 절차를 밟아 ㈜백호씨엔씨에 학교부지를 매각한 뒤 이전비용에 보태기로 하고 최근 감정원 3곳에 의뢰(평균 감정가액 168억여원)했다. ㈜백호씨엔씨는 홍명고 부지를 매입할 유력한 업체 중 한 곳으로 꼽혔다.
㈜백호씨엔씨는 지금까지 진행돼 온 이런 정황을 반박 근거로 삼았다.
㈜백호씨엔씨 관계자는 이날 울산시교육청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홍명고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수십억원의 계약금까지 준비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태화학원이 난데없이 ‘산단 허가가 안나 공개매각이 힘들다’고 한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청량리 일원은 자연녹지 지역으로 원래 산단 승인이 날 수 없는 곳이었지만 공단에 갇힌 홍명고를 이전하기 위해 국민권익위까지 나선 결과 산단 검토가 이뤄지게 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홍명고가 천상이전을 포기하면 산단 허가에 자동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만큼 민·형사상의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교육계도 태화학원이 내세운 천상 이전포기의 배경에 대해 쉽게 납득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교육계 한 인사는 “‘천상 이전은 산단 허가가 나지 않는 이상 어렵고 시일도 오래 걸린다’는 게 태화학원이 천상 이전을 포기한 이유 아니냐”며 “그런데 ‘산단 승인 후’ 보상금을 받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겠다는 태화학원측의 계획 역시 오래 걸리기는 마찬가지”라고 되받아쳤다.
이로써 2015년 3월 천상 이전개교가 확실시됐던 홍명고 문제가 또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