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장기 가뭄과 폭염으로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특히 울산시민의 식수원인 사연댐과 대곡댐의 저수량이 급감했다. 시는 이에 따라 13일부터 가뭄이 해갈될 때까지 낙동강 원수를 하루 6만 톤씩 공급받기로 하고 통수를 시작했다. 울산시가 낙동강 원수를 공급받는 것은 지난 2월26일부터 3월8일까지 일시적으로 받은 이후 5개월만이다. 울산에는 올해 마른장마 영향으로 강우량이 예년의 56%에 불과했다. 여기다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시민들의 물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하루 평균 소비량이 예년의 20~30%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면서 울산의 식수댐 수위도 형편없이 내려갔다. 현재 사연·대곡댐의 저수율은 24.1%와 26.7%로, 지난해 42%대비 크게 떨어졌다.

회야댐 수위도 13일 현재 29.58m로 만수위 31.8m에 2.2m가 낮은 상태다. 시는 이처럼 식수댐들의 저수량과 수위가 낮아지자 1일 공급량 36만톤 가운데 6만톤을 낙동강 원수로 보충하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 낙동강 원수는 울산지역의 식수댐 수질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울산시가 수자원공사에 돈을 주고 사와야 하는 등의 문제로 가급적이면 낙동강원수 사용을 억제해 왔다. 사연·대암댐의 수질은 2등급인 반면 낙동강 물은 3등급이라 톤당 정수비용이 16원 정도 더 소요된다. 물 값도 지난해보다 톤당 10원이 인상돼 223원으로, 6만 톤 기준 하루 1천338만원을 지불하고 있다. 울산으로서는 이래저래 낙동강 물이 마땅찮다. 특히 낙동강은 심한 녹조로 갈수록 수질이 떨어지고 있어, 이를 식수로 이용해야 한다는 데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울산시가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 수위를 낮추자고 한 주장을 수용, 수위를 낮추었다면 지금의 물 부족이 한층 심화됐다는 점에서 아찔하지 않을 수 없다.

사연댐의 만수위는 60m다. 반구대암각화는 53~56.7m에 새겨져 있다. 따라서 문화재청은 사연댐 수위만 만수위보다 8m이상 낮추게 되면 암각화를 물에서 건져낼 수 있다며, 수위조절을 전가의 보도처럼 주장해 왔다. 그러나 울산시는 시민식수의 45%를 담당하고 있는 사연댐이라, 대체 식수원을 보장해주지 않는 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펼쳐왔다. 이는 울산시의 독단적인 결정이라기보다 120만 울산시민의 여론이라 할 수 있다. 사연댐은 댐의 특성상 수위를 8m이상 낮추게 될 경우 식수댐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어 있다. 수위를 8m 낮춘다고 해서 단순히 그만큼의 저수량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식수활용 물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하루 18만 톤의 식수를 공급하고 있는 사연댐이 이렇게 되면 9만톤도 생산할 수 없게 된다는 계산이다. 울산시와 문화재청이 제3의 방식으로 물 문제와 암각화 보존을 동시에 해결해 주기를 거듭 촉구하는 이유다. 가뭄으로 물 부족이 표면화되자 사연댐 수위 조절이 얼마나 무모한 방법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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