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수질예보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낙동강 창녕함안보에 수질예보 경계 단계가 발령된 가운데 낙동강 전 구간에 걸쳐 녹조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1일 16만톤을 취수, 울산 회야정수장으로 보내는 양산 물금취수장과 인접한 낙동강 창녕함안보 지점 수질에 대해 ‘경계단계’가 발령됐다. 낙동강에서 경계 단계가 발령된 것은 4대강 사업 준공 후 지난해 수질예보제가 도입된 후 처음으로 울산 등 낙동강변 지자체의 수돗물 생산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오후 4시 물금취수장. 낙동강변에는 푸른색을 띤 녹조가 길게 형성돼 있었다. 표류수에서는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LR이 0.3㎍/L 검출됐다. 중심부는 평소 강 색깔을 띠고 있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낙동강 창녕함안보 지점 수질에 대해 ‘관심단계’에서 두 단계 높인 ‘경계단계’를 발령했다. 현행 4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 가운데 3번째 높은 등급이다. 녹조가 줄어드는 가을철에 접어들었지만 되레 녹조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경계발령은 클로로필a 농도와 남조류세포수가 경계단계 기준(클로로필a 농도 35㎎/㎥, 남조류 세포수 2×105cells/㎖)을 초과한 데 따른 것이다.

낙동강청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조류 먹이물질인 영양염류(총인·T-P)가 풍부한데다 일사량, 수온, 체류시간 등의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가을로 접어들었지만 낙동강 수온이 25~30도를 유지, 남조류 최적 서식 여건을 유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기상청 장기예보에 따르면 남부지방은 9월 말까지 평년보다 기온은 높고 강수량은 적을 것으로 예상돼 녹조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수돗물 생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날 대구지방환경청,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낙동강홍수통제소,경남도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낙동강 수질관리협의회를 긴급 소집하고 수돗물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취·정수시설 점검을 당부하고 나섰다. 또 녹조를 희석하기 위해 수자원공사는 남강댐 방류량을 12일까지 800만㎥를, 창녕함안보는 13일까지 1,500만㎥를 추가 방류하기로 했다.

당장 우려되는 것은 수돗물 생산이다. 창녕함안보에서 가장 가까운 취수장은 12㎞ 떨어진 칠서 취·정수장(창원지역 공급)이며 부산과 경남지역 수돗물을 공급하는 매리취수장, 울산시 수돗물 생산지인 물금취수장과는 약 51.2~70여㎞ 거리에 있다. 낙동강 유속이 시간당 82m(댐 방류시 시간당 113m)임을 감안할 때 며칠내 낙동강 취·정수장 전역이 녹조에 뒤덮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낙동강유역청 관계자는 “취·정수장의 경우 녹조를 걸러내는 표면폭기장치 등 만반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며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해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울산시는 당장 하루 30만톤 중 16만톤을 낙동강 원수로 공급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녹조로 수질이 악화되면 정수 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는 현재 1일 물 이용부담금 2,560만원, 고도정수처리비용 96만원을 부담함으로써 월 7억7,8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울산시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녹조로 낙동강 원수의 수질이 악화되면 회야정수장과 천상정수장에서 냄새를 잡는 데 드는 오존 처리 비용이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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