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주군 범서읍 주민 등으로 구성된 천상 공립고등학교 설립 추진위원회는 13일 시교육청 기자실에서 홍명고 천상 이전 반대 및 공립고 설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우성만 기자 smwoo@iusm.co.kr

▷속보= 울주군 천상지역 일부 주민들이 비리 사학재단이 운영하는 홍명고등학교 이전을 저지하겠다며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하지만 ‘홍명고 천상이전’은 교육부가 천상에 일반고 신설승인을 내주는 대신 못 박은 조건부인데다, 국민권익위원회 중재 아래 교육청-시청-홍명고재단이 이전합의서까지 체결한 터라 이 모든 상황을 백지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홍명고 이전이 무산될 경우 남구 야음·옥동·신정동 거주 학생들은 공단에 갇힌 이 학교로 계속 강제배정 될 수밖에 없어 자칫 ‘지역갈등’이라는 또다른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천상공립고설립추진위원회는 13일 울산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비리로 유명한 이사장이 있는 사학재단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범서주민들은 천상공립고를 원한다”고 밝혔다.

추진위에는 천상초·중학교 학부모운영위와 학부모, 천상아파트연합회, 구영택지지구 아파트연합회, 천상·구영여성회 등이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300명의 천상학생들이 남구로 배정되고 있을 뿐 아니라, 조만간 천상에 1,000세대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일반고 신설요인은 충분하다”며 “홍명고 이전결정 과정에서 교육수요자인 천상주민 의견은 배제된 만큼, 울산교육감은 16일 천상주민 공청회에 나와라”고 촉구했다.

반면 시교육청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홍명고 이전이 전제되지 않고는 천상 내 공립고 단독신설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교육청은 “교육부는 전국적인 학령인구 급감 추세에 맞춰 ‘학교통·폐합 또는 이전’을 전제로 학교 신설승인을 내주거나, 기존 사립학교를 학교 신설수요가 발생하는 곳으로 이전하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며 “홍명고 천상이전은 바로 이런 교육부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울산의 5개 구·군지역은 고교 신입생 배정시 단일 학교군으로 묶여있기 때문에 공립 천상고는 천상이라는 특정지역이 아닌 울산 전체의 고교 신설수요가 발생할 때 설립승인이 날 수 있다”면서 “북구 강동에 5,000세대 규모의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는데도 교육부가 ‘강동에 일반고 신설을 승인해달라’는 우리 교육청의 요구를 두 번이나 반려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홍명고 학교법인(태화학원)은 일체의 대응을 삼가한 채 오는 2015년 3월 천상이전 개교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태화학원은 ‘학교위치변경계획 승인’, ‘학교기본재산매각 승인’ 등 행정절차를 끝내고 지난 12일자로 공개매각 포털 온비드에 홍명고를 물건으로 내놨다. 홍명고 감정평가액은 159억여원이며 매각자금은 학교이전 재원으로 사용된다.

울산 교육계는 홍명고 이전을 둘러싼 대치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비리사학재단’에 대한 거부감에서 촉발된 이번 사태가 울주군 천상학부모 VS 남구 학부모간 갈등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육계 한 인사는 “공단에 둘러싸인 홍명고는 울산의 대표적 기피학교로 이 학교에 진학하겠다는 학생이 적어 매년 신입생의 70% 가량이 강제배정으로 채워져왔고 남구 야음·옥동·신정동의 중3학생 150명이 그 희생타가 돼왔다”며 “뾰족한 대안 없는 홍명고 이전반대는 남구 학부모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불거진 홍명고 재단이사장의 학사개입 사건과 천상 이전포기 발언이 천상주민들의 집단반대를 초래한 측면이 있는 만큼 태화학원이 학부모들을 안심시킬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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