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대표적 기피학교인 홍명고 이전이 정상 추진되려면 비리와 비교육적 행태로 집단거부 빌미를 제공한 사학재단 스스로 자정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천상공립고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지난 16일 울주군 천상초에서 주민 70여명과 울산시의회 이은영·이선철·정찬모 교육위원, 윤시철 시의원, 김민식 울주군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를 열고 “비리사학재단의 천상이전에 반대한다”는 기존노선을 재확인했다.
이날 추진위는 “홍명고 재단이사장은 회계부정 등 학교법인의 파행적 운영으로 구속·해임된 전력이 있고, 최근에도 전교조 교사탄압과 학생고발 등 비교육적 행태를 보였다”며 “주민 알권리와 참여권이 무시된 채 진행된 학교이전은 천상 뿐 아니라 범서 전체 학부모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끝까지 홍명고 이전을 강행한다면 내년 지방선거 때 현 교육감 낙선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압박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당사자인 홍명고 재단(태화학원)은 상황을 관망하며 이전절차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더욱이 재단이사장은 “천상주민들이 자신을 음해한다”며 명예훼손과 무고죄로 고발하겠다고 밝혀 되레 상황을 악화시켰다.
교육계는 이제 홍명고 재단이 천상주민을 설득할 진정성 있는 자구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한다. 학교이전에 필요한 행정승인 절차가 이미 마무리됐다 해도, 천상주민을 설득하지 못하면 갈등의 불씨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게 교육계 중론이다.
실제 교육계 인사들은 “홍명고 천상이전 반대 여론이 조성된 시점도 재단이사장이 ‘천상으로 이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가 며칠 뒤 번복하는 등 신중치 못한 언행으로 언론에 몇 차례 보도된 뒤”라며 “‘결자해지’라는 말대로, 이번 사태의 빌미를 제공한 홍명고 재단 스스로 학교이전 이후 정상적인 학사행정을 담보할 종합대책부터 세워 비교육적 행태를 근절하겠다는 자정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이전재원 부족으로 홍명고 이전이 무산될 처지에 놓였던 때를 환기시켰다. 당시 재단이사장은 “사학의 전횡을 차단하고 건전성을 담보할 안전장치를 구축하겠다”는 협의서에 서명했고, 그제서야 시교육청도 “수습 대책강구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계 인사들은 “지금의 위기 역시 그때와 같은 맥락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또 천상주민들에게도 “과거사를 문제 삼기보다는 최근 논란이 된 학사개입 등 비교육적인 사건으로 다시는 물의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홍명고 재단의 확답과 대책을 듣는 게 최우선”이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