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가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의 처서인 지난 23일 울산지역에는 모처럼 반가운 단비가 내렸다. 강수량은 턱없이 부족한 편이었지만 유례없었던 올 여름 찜통 더위가 서서히 식어가는 모습이다.
이날 오후 울산 남구 삼산동 도심에서는 오랜만에 내리는 비에 우산을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시민들의 표정이 밝았다.
쇼핑을 나온 시민 박모(30·여·남구 무거동)씨는 “모처럼 비가 내리니 시원하다”며 “마음같아서는 우산없이 비를 맞고 싶을 정도로 비가 반갑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부터 25일 오전까지 울산 지역에는 모두 38.1mm의 비가 내렸다. 하지만 부산 100mm, 진주 112mm, 거창 121.5mm, 합천 131.2mm 등 인근 지역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강수량이었다.
울산기상대 관계자는 “서쪽에서 다가온 비구름이 영남알프스를 지나며 세력이 약해져 울산지역에 비교적 적은 비가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부터 이어진 폭염 속에 더위에 지친 농작물과 가로수는 이번에 내린 비로 고사위기는 간신히 모면했지만 앞으로 더 많은 비가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한 일사와 습도, 가뭄 등으로 올여름 채소와 야채 상태가 엉망이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민 정모(54·여·동구 서부동)씨는 지난 주말 전통시장에서 야채를 샀다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상태 좋은 것만 가져왔다는 상인의 말과 싱싱해보이는 잎사귀를 보고 상추 등을 덜컥 샀는데 집에 와서 씻다보니 대부분 시들해져 있었다.
정씨는 “눈속임으로 보이는 부분만 싱싱한 것으로 위장해놓은 것 같다”며 “배추김치는 질겨고 상추는 흐물흐물하다. 올 여름 채소는 정말 못먹겠다”고 하소연했다.
올 여름은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기상관측 사상 유례없는 가마솥 더위가 울산을 뒤덮었다. 지난 8일 낮 최고기온이 38.8도까지 치솟는 등 올 여름 들어 역대 기후극값 기록 경신이 잇따랐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일동안의 낮 최고기온이 8월 역대 최고기온 1위(8일 38.8도), 2위(10일 38.6도), 4위(9일 38.4도)를 기록했다. 일 평균기온도 마찬가지.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의 기온과 13일 기온이 역대 1위(9일 33.1도), 2위(8일 32.7도), 3위(10일 32.4도), 5위(13일 31.7도) 기록을 갈아치웠다.
낮 동안의 폭염은 밤에도 시민들을 괴롭혔다. 지난 7월 초부터 8월 현재까지 울산지역에서는 모두 30차례에 걸쳐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17일과 비교해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지난달 8일부터 발령된 폭염특보도 37일이나 발령과 해제를 반복해 지난해 14일, 2011년 5일과 비교 자체가 불가할만큼 올 여름 유난스런 찜통 더위가 울산을 집어삼켰다.
울산기상대는 목요일인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다시 비가 내릴 것으로 현재 예보하고 있다. 29일까지는 낮 최고 30도에서 32도 분포의 날씨가 이어지다 비가 온 뒤 이번 주말부터는 낮 최고 30도를 밑도는 평년 수준의 기온분포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